새누리 “포퓰리즘적” - 더민주 “무조건 정부안만 옹호마라”

▲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법인, 부자 증세'를 내건 더민주의 세법개정안을 놓고 4일 극명한 견해 차를 드러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치권이 ‘대기업·부자 증세’를 내건 더불어민주당의 세제개편안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4일 새누리당이 “분명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앞서 더민주는 지난 2일 과표구간이 500억을 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상향조정하고, 고소득자 소득세율을 최대 41%로 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통해 “경제가 어려워 현재 추경안까지 제출됐다”며 “이런 시기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세금을 더 거두어들이겠다는 건 분명히 반대한다”고 더민주가 내놓은 세법개정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새누리당과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법인세는 역대 정부에서 모두 인하해왔다”며 “법인에 대한 세율을 높이면 결국 그건 물건 값에 옮겨지거나, 투자나 임금 인상에 쓰일 재정여력을 줄이게 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소득세 부분도 전문가들은 현재 근로소득세 면제 비율이 48%에 이르고 있어 1,600여만명의 납세대상자 중 두 명 중 한 명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면서 “고소득자든 저소득자든 세금을 더 거두어들이는 건 반대”라고 못을 박았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더민주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포퓰리즘적”이라 규정한 뒤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이라든지 이런 것을 봐서 지금 세율을 올리는 건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많이 내게 하고 서민들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건 어느 나라나 공통점”이라면서도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렇게까지 40%를 넘어가는 이런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독일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하면 국민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나 소득의 50% 이상을 권력기관들이 가져가는 것은 위헌이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지금 (더민주는) 41%까지 올리자고 얘기하고 있다”며 “마냥 부자증세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뿐 아니라 이 의원은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더 올리면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겠냐”며 “조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나라하고 경쟁국인 예를 들면 싱가포르, 대만, 홍콩 이런 곳은 다 17% 정도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은 법인세를 더 올리면 우리나라 법인으로 할 게 아니라 세금이 더 낮은, 예를 들면 홍콩, 싱가포르, 영국 등의 법인으로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앞선 연설에서 우리나라가 분명히 중복지중부담 국가로 가야 한다고 했었다”며 “정부가 내놓은 안이라도 무조건 옹호할 게 아니라 새누리당 단독 세법개정안을 마련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변 의장은 전날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어설픈 수권 코스프레 2탄’이라고 더민주의 세법개정안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당으로서도 현재 재정정책의 문제점과 조세정책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야3당이 세법 개정안을 모두 공개해서 우리나라 재정을 건강하게 하고 조세정의가 실현되는 세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책위 부의장인 같은 당 최운열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당을 향해 “비판만 할 게 아니라 각자의 안을 내놓고 토론하면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논쟁”이라며 “더민주는 상대방의 어떤 비판이 있더라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더민주 측 입장을 전했다.
 
한편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3일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땜질 개편이자 무책임 그 자체”라고 비난하면서도 더민주의 세법개정안에 대해서도 “누진율을 높이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어디에 돈을 더 쓰겠다는 말도 없었다. 표 되는 이야기는 하고 표 안 되는 이야기를 안 한 측면에서 어설픈 ‘수권 코스프레 2탄’”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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