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고 그동안 겪던 심경을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 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하게 소신을 지켜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총선 민심이 반영된 여소야대 이후  견고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 중이다. 최근 상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배치로 지역 민심이 들끓는 와중에 이날 나온 발언에 그 의중이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최근 ‘처가 부동산 매매’ 의혹의 당사자인 우병우 민정수석도 참여했다. 현재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은 넥슨이 우 수석 처가 소유의 부동산을 1326억 원에 사들이는 과정에 진경준 검사장이 부동산 매각 과정 개입 여부다. 이 과정에서 우 수석은 진 검사장이 다리를 나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음에도 사퇴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야당은 우 수석 감싸기 발언일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세우며 우 수석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야당에서 나온 논평은 우 수석에 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 상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여당조차 자진사퇴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은 일단 우 수석이 거취에 신중 모드 중이지만 비박계를 중심으로 자진사퇴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재심인’ 한 것은 의혹은 의혹일 뿐 사실 관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 인식이다.

또한 사드 배치 관련 언급에서 사드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과 사드배치가 안될 시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사드 배치로 인한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국가안보에 관련된 일은 의로운 일로 고난이 수반되기에 소신을 지켜 동요하지 말고 함께 하자는 집안 단속 의미로도 들린다.

문제는 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의로운 일이 아님에도 야당과 야당 일부의원 및 각종 언론의 비판을 고난으로 표현하고 국정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우 수석을 감싸는 안일한 인식이다.

지금은 박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국정 동력을 회복할 때다. 오히려 측근을 감싸다간 국정운영이 지금보다 더 어렵게 흘러갈 수 있다. 22일 사드주민은 서울로 상경에 사드배치 반대 집회를 가졌다. 사드배치에 관해 상주 주민과 의논도 없이 일방적인 배치에 뿔난 민심을 다독거려야 함에도 대국민담화 등 어떤 상황초지도 없다. 대통령의 평가는 민심에 따라 달라진다.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측근의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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