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의 낙하산 요원’으로 변신한 한지민

‘귀여운 여인’ 한지민(24)이 보이시한 느낌 물씬 풍기는 짧은 커트머리로 눈에 확 띄게 달라졌다. 한결 발랄해진 모습과 당찬 말투까지 큰 변신이 묻어나왔다. ‘신입사원2-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통해 비밀요원 공주연역을 맡은 그녀는 이미 공주연 그자체가 되어있었던 것. 올 들어 MBC ‘늑대’. KBS ‘위대한 유산’에 이어 ‘신입사원2’까지 출연작마다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녀, 다시 한번 변신을 선언하고 9월에 찾아온 그를 만났다. 얼굴이 너무 예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CF에 출연했다. 그리고 인기 드라마 SBS '올인'의 송혜교의 어린 시절 배역으로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고, 그 뒤에는 MBC '좋은 사람'을 통해 주연급 배우에 올라갔다. 그런데도 한지민은 자신이 ‘스타’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자신의 정의에 따르면, 한지민은 현재 ‘서울여대 사회복지과 학생’이다. 다른 또래 친구들이 그렇듯, 연기는 자신이 학업과 병행하는 ‘직업’이란다. ◆ 인간 한지민 VS 연기자 한지민 스타란 으레 오똑한 콧날을 치켜세운 채 누구나 자신을 주목해주길 바라는 존재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지민은 가끔씩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여주곤 했다. '좋은 사람'의 출연으로 주연급으로 올라선 직후에 ‘급에 맞지 않게’ MBC '대장금'의 후반부에 그리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으로 출연했고, 드라마의 주연으로 올라선 뒤에 우연히 참여한 학교 자원봉사를 취재 나온 TV 뉴스 취재진에 당연하다는 듯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웬만큼 이름을 알린 스타라면 작은 영화나마 손쉽게 주연으로 출연할 수 있는 요즘,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영화는 '청연'의 조연이었다. '청연'에서 한지민은 주인공 박경원(장진영)과 처음 만났을 때는 철없이 자란 것만 같은 밝고 예쁜 부잣집 수양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박경원과의 관계를 통해 그녀의 밝은 웃음 뒤에 숨겨진 어두운 과거를 고백하면서 점점 복잡한 내면을 보여준다. 어쩌면 한지민은 우리에게 그렇게 천천히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을까. 평범한 직장 초년생이 그러하듯, 자신도 아직 이 ‘직업’을 잘 모르기에, 배울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당찬 사회 초년생의 모습은 학생 한지민 뿐만 아니라 연기자 한지민의 캐릭터이기도 했다.
◆ 그녀를 말하는 당당한 이름 그런 그녀가 ‘요원’으로 출연중인 SBS '무적의 낙하산 요원'은 그녀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줄 기회다. 한지민의 청순한 이미지를 상징했던 긴 머리를 자른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는 '무적의 낙하산 요원'에서 직장 초년생이 아닌 능력 좋은 프로페셔널한 요원으로, 그리고 남자의 보호를 받는 여자가 아니라 MBC '신입사원'에서처럼 조금은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나올 에릭을 리드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중 술집 아가씨로 위장했다가 술 취한 손님의 성화에 머리로 탁자를 쪼개는 등 엽기적인 행각도 펼친다. 술집 아가씨를 연기하기 위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긴 머리 가발도 쓴다. 가녀린 체구에 비해 가슴이 풍만한 편이라며 섹시한 S라인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중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상과 외모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중이라니 기대해볼만하지 않을까. ‘신입사원2’ 방송 시간대에 고현정이 출연하는 MBC ‘여우야 뭐하니’와 하지원 주연의 KBS2 ‘황진이’가 방송돼 불꽃 튀는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고현정이 단발로 잘랐다면 한지민은 커트를 쳤고, 하지원의 가야금 연주에 맞서 한지민은 데뷔 후 가장 섹시한 드레스에 진한 화장을 하는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준비 중이다. 한지민은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상황 상황이 코믹하고 재미있는 우리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다”며 “여성 시청자들이 드라마속의 내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녀를 말하는 당당한 이름, 한지민으로 다시 한 번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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