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하락에도 여타 제반 비용 때문에 고민 깊어

▲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우유값 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우유업체들이 바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원유가격이 인상하면 우유업체들이 바로 소비자가격 인상에 반영한 것에 반해 인하 요건에는 인하에 난색을 하고 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지난 29일 낙농진흥회가 원유가격을 1.9%낮춘다고 발표하면서 유가공 소비자가격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원유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실제 우유값 인하로는 이어질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원유가격을 18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는데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실제 구입하는 우유가격이 체감할 정도로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는 게 우유업체들의 입장이다.

일각에선 소비자가격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에 유통구조를 들었는데 유통업체와 대리점 마진, 제조비 물류비 등 관련 제반 비용 여부를 따져 소비자가격을 결정하는 현 시스템을 들었다.

업계는 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우유업체들의 적자는 늘고 있다. 우유업체들이 소비 진작 판촉행사 및 홍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지만 우유 주 소비층인 유아, 어린이, 청소년의 감소가 소비 진작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우유업체 1위인 서울우유는 흰우유에서 1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전체 우유업체 흰우유 부문에서 750억 원 가량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원유가격 하락은 젖소사육수 감소와 사료가격 하락, 초임만삭우 가격상승 등으로 생산여건이 호조를 띄면서 원유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원유가격 하락이 반드시 우유가격 이어진다는 보장은 아니다.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변동제로 낙농가들의 생산비용에 따라 원유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생산비가 올라가면 원유가격은 올라가는 구조인데 최근 생산비 증가로 2년 동안 원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오다가 올해 처음 생산비 감소로 인하가 이뤄졌다. 그러나 시장에선 바로 우유값 인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우유값 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우유업체들이 바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원유가격이 인상하면 우유업체들이 바로 소비자가격 인상에 반영한 것에 반해 인하 요건에는 인하에 난색을 하고 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우유업체들은 가격 인하에 난색이다. 원유가격이 내려가도 유통마진 인건비를 고려하면 인하 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이번 원유가격 하락에 소비자가격도 인하될지 지켜보고 있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길우씨(남·33) 는 “아이들이 있어 우유를 사서 먹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가격이 올라 덜 먹게 되는 것 같다”며 “우유도 남아도는데 가격은 내리지 않으니 손이 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원유가격 하락이 실제 우유값 하락으로 이어져 우유소비량이 증가할지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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