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회원국 이탈 도미노 우려 무역 재협상 등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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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세계경제 대국 5위 영국이 43년 만에 EU에서 탈퇴가 현실화됐다. 영국은 24일(한국시간) 열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잔류 48.2%, 탈퇴 51.8%로 EU에서 탈퇴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EU에서 첫 탈퇴하는 국가로 영국이 기록되면서 향후 영국경제와 EU경제 더 나가 세계경제 향방이 어떻게 될지 세계금융시장이 예의주시 하고 있다.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는 브렉시트 대응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파장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 영국분열 되나
오늘 오전만 하더라도 금융시장 및 여론기관에선 영국이 EU에서 잔류하는 여론이 많아 세계 금융시장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투표 개표 결과가 나오면서 엎치락뒤치락 하던 투표 결과는 탈퇴 쪽으로 무게추가 옮기면서 탈퇴로 기울어지고 있다.
▲ 브렉시트 현실화로 영국경제는 10년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장 EU와 영국의 무역 재협상이 진행되고 장기화되면 영국의 무관세 교역 비중이 낮아지고 혜택도 줄어들어 영국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국내 금융시장은 패닉상태다. 탈퇴로 기울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폭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투자자들의 보수적 심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시시장의 경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강한데 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투자자들의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는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금융시장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불안한 모습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LG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단행될 경우 불확실성이 급격히 고조되고 국제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영국 및 유럽 증시가 단기적으로 폭락하고, 유럽과 일본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경기 위축을 우려한 ECB가 양적완화 기간을 연장하고 한도확대를 통해 대응할 경우 유로화와 파운드화 동반 약세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현실화로 영국경제는 10년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장 EU와 영국의 무역 재협상이 진행되고 장기화되면 영국의 무관세 교역 비중이 낮아지고 혜택도 줄어들어 영국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오늘 영국 파운드화는 10%가까이 폭락했고 엔화는 급등했다. 따라서 브렉시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파운드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의 EU탈퇴가 영국 문제로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영국 탈퇴로 인한 회원국 ‘이탈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EU위상도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맞게 됐다. 게다가 연방체제로 구성돼 있는 영국은 스코틀랜드, 북아이랜드,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을 배제할 수 없어 연방체제 균열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맞게 됐다.

영국 국민은 당장 경제보단 이민 억제와 EU로부터 영국의 주권 회복을 우선했다는 점에서 탈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영국은 앞으로 EU 27개국과 2년간 개별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끝나지 않더라도 영국은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EU회원국에서 빠지게 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EU와 재협상을 해야 하는데 길게는 7년의 협정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 영향은
▲ 기재부(사진,최상목)에 따르면 정부 유로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 시장불안 심화되고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따른 금융시장 부정적 영향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점검하면서 외국인 자금유출 동향 등을 모니터링 사진/ⓒ뉴시스

국내 경제도 브렉시트 탈퇴 진영의 승리로 끝나면서 향후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부는 거시경제 회의 및 관련관계부처와 종합적 대책반을 가동키로 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기재부) 1차권은 “글로벌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금융시장 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 유로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 시장불안 심화되고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따른 금융시장 부정적 영향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점검하면서  외국인 자금유출 동향 등을 모니터링 하는 체계를 확대 보강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가동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많아 대외경쟁력을 갖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에 있어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영국계 자금의 직접 유출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에 따른 해외 자금 유출 우려다.

LG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올해 1월~4월까지 국내 주식 4천2백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 2조 8천억원의 1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다. 특히 3월~4월에는 전체 외국인 주식매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조8000억원의 국내주식이 영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순매수 됐다.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산한 거래기준으로는 34%를 차지해 올해 우리나라에 투자한 국가 중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 투자자들의 순매도에 따른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트라 런던 무역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31개사 중 71%가 브렉시트로 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관세율 인상에 의한 가격경쟁력 약화와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를 우려했다. 영국에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대부분 없어 관세율 인상과 수출둔화를 대부분 기업들이 가장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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