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지·특수지 매출↑ 펄프가격 안정화 원화가격이 변수

▲ 이번 한솔제지 여파로 한솔그룹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여부다. 투자업계는 아직까진 매출증가가 부진해도 펄프가격 안정세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 개선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솔그룹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지난 13일 한솔그룹이 때 아닌 한솔제지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제지업계 전반에 관행화된 담합을 대대적으로 적발하면서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한솔제지도 담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인쇄고지·신문고지 구매 담합이 그 사유로 2008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한솔제지를 포함한 8개사가 모임 등을 통해 18차례 걸쳐 kg당 10~50원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것에 따른 조치로 공정위가 철퇴를 내린 것.

국내 제지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솔제지는 한솔그룹의 계열사로 한솔그룹은 범 삼성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한솔제지 여파로 한솔그룹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여부다.

투자업계는 아직까진 매출증가가 부진해도 펄프가격 안정세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 개선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업계 간 공급과잉과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 하락여부가 변수다.

◆내수 공급과잉 문제는…
▲ 한솔그룹(사진,조동길 회장)엔 한솔제지 외 한솔아트원제지 까지 두고 있어 인쇄용지 시장에서 두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32.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30.57%에 비해 2%이상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한솔그룹

제지 업계는 1990년대 대규모 증설로 인해 국내 생산량의 60~65%를 내수에서 소화하고 있어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게 문제로 여겨졌다. 이로 인한 구조조적인 문제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환율하락과 내수 판가경쟁 등으로 영업 불황이 이어지자 업계는 구조조정 한파를 경험했다.

산업 구조조정 이후 2008~2010년까지 출하량이 감소세를 보이며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황이 다소 개선됐지만 2011년 무림페이퍼의 자회사인 무림피앤피(주)가 펄프-제지 일관화 설비(연간 45만톤 규모)를 완공하여 인쇄용지를 생산함에 따라 내수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당시 상대적으로 열악한 업체들의 노후설비 폐쇄, 생산 중단 등 구조조정을 겪은 상황에서 한솔제지는 2009년 1월 인수한 한솔아트원제지와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여겼지만 2011년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진주공장(약 7만톤)의 가동 중단 및 청산 이후 올해 5월 오산공장도 가동 중단 돼 현재는 신탄진 공장만 가동 중이다.

국내 제지업계는 소수의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과점적인 형태를 띄고 있어 몇몇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높다. 국내 인쇄용지 시장은 2012년 기준으로 한솔계열 33.0%(한솔제지 22.8%, 한솔아트원제지 10.2%), 무림계열 24.2% (무림페이퍼 9.6%, 무림피앤피 14.6%), 한국제지 17.4%로 상위 기업 위주의 과점적 구조로 이뤄지고 있다.

한솔제지는 단일 업체 기준으로 국내 인쇄용지 업계 내 1위의 생산능력을 구축하고 있다. 더욱이 한솔그룹엔 한솔제지 외 한솔아트원제지 까지 두고 있어 인쇄용지 시장에서 두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32.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30.57%에 비해 2%이상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시장점유율 상승은 올해 1분기에도 도드라졌다. 경쟁사인 무림페이퍼가 인새용지 설비 일부를 산업용지로 전환하는 투자로 인한 반사 효과로 1분기 인쇄용지 시장점유율이 38.85%를 기록했다. 다만 5월 한솔아트원제지 오산공장 노후설비로 인한 생산경쟁력 하락으로 인쇄용지류 생산중단을 결정하면서 시장점유율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국내 지류 제품 수요 성장이 지속적으로 정체되고 경쟁사와 경쟁심화 및 노후 설비로 인한 생산 중단 등이 겹쳐 수익성 및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인쇄용지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3~4%대의 낮은 수익률이 4년 동안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단기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1분기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 전 분기 대비 1.0% 상승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저수익 사업구조로 수익성이 개선 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해외수출 수익성 열쇄 변수는
이에 따라 한솔제지는 수출 다변화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북미지역은 인쇄용지 격전지로 Newpage, Sappi, Moorim등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업체들과 경쟁 중이다. 아시아지역에선 인쇄용지보다 산업용지가 수익성이 좋아 인쇄용지 수출 비중을 낮추고 산업용지로 변화 중이다.
▲ 2012년 총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48.4%를 기록한 이후 수출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50%를 넘어서 수출매출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솔그룹

업계 관계자는 “한솔제지가 중국 및 인도네시아보다 높은 품질경쟁력을 갖고 있고 일본 업체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어 수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한솔제지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비중은 인쇄용지는 49.1%, 산업용지 53.5%, 특수지의 71.8% 등 총 매출의 56.1%가 수출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총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48.4%를 기록한 이후 수출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50%를 넘어서 수출매출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산업용지는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경쟁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특히 중국 업체들이 낮은 원가를 무기로 시장진입을 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고민이다.

올해 1분기 수출 비중은 16.1%로 지난해 수출 비중에 비해 1.1% 상승했지만 2013년부터 2015년 까지 하락한 바 있어 올해 산업용지 수출 여부와 특수지 수출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판가름 날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 따르면 원화 약세추세에 따른 환율 상승이 영업환경 및 수익성 개선에 도움 되는 반면 원화 강세 추세에 따른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매출 감소 및 수익성 개선에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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