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X파일'이 또 나돌고 있다. 작년 초 것과 달리 특정 연예인들의 문란한 사생활 관련 내용 일색이다. 여기에 출처 불명인 여자연예인 '매매춘 가격표'마저 보태졌다. 인터넷을 타고 세포분열하듯 퍼지고 있다. "○○○가 외국 절대권력자의 아들을 낳았다", "○○의 아기 아빠는 거물정치인 L이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려는 남자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임신상태로 전격 결혼했다", "성실한 가장 이미지로 위장한 영화배우 ○는 여배우 □와 W호텔에서 동거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루머 따위는 구문이다. 이 'X파일'은 여배우 ◇를 천하의 바람둥이로 만들었다. 작년 11월 서울 강남의 술집에서 연하의 남자배우 ×와 합석, 교감한 이후 아예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는 자신의 스타성을 앞세워 ×를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시킬 정도다. 또 × 하나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듯 또 다른 남자연기자도 치마폭으로 끌어들였다"며 남의 얘기라고 쉽게 한다. 그러나 ◇ 주변인들의 실명과 직위, 장소 등이 구체적이라 유언비어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잉꼬부부'로 소문난 연예인 커플 관련 스토리도 충격적이다. 이들 부부의 아기 아빠가 따로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의 실력자인 친부가 "임신한 ◎와 2년만 함께 살고 갈라서면 톡톡히 보상하겠다"고 제의했고, 남편은 이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X파일'의 심보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으로 요약된다. 부부 연예인의 이혼만 고대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예컨대, △와 ▽는 미혼시절 부부 공히 '선수'였으므로 헤어짐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식이다. "같은 연기자인 애인 몰래 딴 남자를 심야에 제 집으로 들인 여자탤런트도 파경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재를 뿌린다. 거꾸로, 결혼발표를 기다리기도 한다. 연하의 축구선수와 열애중인 여가수 A, 톱가수 B와 교제중인 16세 연하의 여자아나운서 C 등이 대표적이다. 불륜 혹은 스캔들과 달리 재혼이든, 만혼이든 혼인에 관한 한 험구를 닫고 있기는 하다. 이번 'X파일'이 연예인을 '별종' 취급하며 즐기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배우자가 바람 피우는 것 쯤은 문제가 안되는 게 연예인의 사고방식"이라는 억측이 보기다. '여자연예인 매매춘 등급'을 분류한 괴문서도 나돌고 있다. A+-A-B-C-D로 도표화 한 것이다. '스폰서십 비용'이라는 에두른 용어로 통용되고 있는 문제의 표에 명기된 성명들 탓에 '설득력'이 강화되는 어처구니 없는 효과마저 파생하고 있다. 한창 주가상승중인 연예인과 잊혀지다시피 한 이름을 교묘히 섞었다. 탤런트 D(22)와 가수 E(28) 등 'A+' 연예인을 1년간 '스폰서'하려면 30억원, 탤런트 F(29)는 25억원, 사실상 연기 활동을 중단한 G(36)는 20억원, 신인 H는 10억~15억원이라고 호가하고 있다. "톱스타 P(29)와 '포르셰 승용차 1대 + 현금 1억원'을 조건으로 1개월간 동거할 수 있었던 5년 전과 거의 차이 없는 액수다", "목돈이 없으면 친구들끼리 계(契)를 들어도 무방하다" 따위의 악언을 빠치는 이들도 엄연하다. 지난해 '연예인 X파일' 잡음 이후 유포자 처벌, 인터넷 댓글 검열 등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아니면 말고'투의 루머생산 작업이 재개됐다. 앞으로도 근절은 기대난망이다. 우리나라에서 도마 위에 올릴 수 있는 '셀레브러티', 즉 명사는 연예인 뿐이기 때문이다. 절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재벌과 권력자의 사생활로는 근접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다. 결국 '만인의 연인'인 연예인만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부와 인기의 댓가로 치부하기에는 몰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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