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 롯데’ 계획이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정운호게이트로 촉발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그룹 총수 일가로 검찰의 칼끝이 겨냥되고 있다.

정운호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그룹은 6월 말 호텔롯데 상장과 올 연말에 예정된 면세점 특허 취득 건 등 부푼 기대감을 안고 그룹 성장의 발판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정운호게이트가 터지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연기됐고 면세점 재취득건도 불투명해 질 상황에 처해진 것이다.

검찰의 칼끝이 그룹 총수 일가로 향하면서 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 조성한 단서를 검찰은 포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수색과 신영자 이사장, 그리고 그의 장남까지 출국 금지가 내려졌다.

지난해 경영권 다툼으로 롯데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터라 신동빈 회장은 올해 대대적인 사회공헌활동과 직접 현장경영에 나서면서 그룹 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신 이사장이 롯데면세점 입점 관련 20억 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룹 도덕성에 흠집이 생겼다.

사실 관계 여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신동빈 회장이 꿈꾸는 ‘원 롯데’ 목표는 당분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신 회장이 추진하려는 계획은 검찰 수사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롯데홈쇼핑은 미래부의 영업정지 철퇴로 인해 협력사의 아우성이 커지는 상황이고 미래부에 영업정지를 재고해달라는 요청과 더불어 대책 마련에 나서는 상황에서 작금의 총수 일가의 부도덕적인 행위로 그룹 전체에 악영향이 미치고 있어 당분간은 숨죽여 결과를 지켜봐야 할 처지다.

호텔롯데 상장 역시 이번 사건의 영향으로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투명성 문제도 불거질 상황이다.

신 회장은 지난 30일 기업설명회에서 IPO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의지를 밝혔지만 투명성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월드타워면세점 부활 역시 이번 사건의 영향으로 자칫 안 될 가능성도 있어 그룹 최대 위기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그룹 입장을 시급히 밝혀 털어낼 것은 털어내고 가야야 할 운명이 빨리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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