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에 발목 자산 매각등 유동성 확보 시급

▲ 한진그룹이 해운업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2012년부터 최근까지 부실계열사 등에 출자나 대여금, 지급보증, 사채인수 등의 방식으로 지금을 지원한 것과 관련...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한진그룹이 해운업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2012년부터 최근까지 부실계열사 등에 출자나 대여금, 지급보증, 사채인수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한공, 한진칼은 부실계열사 한진해운 여파로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며 위기론까지 거론되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구조조정 태풍의 한 가운데 놓인 한진해운이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 상황에서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그동안 한진해운에 지원한 금액만 1조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한진그룹을 떠받치고 있는 대한한공은 한진해운에 지원 규모만 9천억 원에 육박해 추가부실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한한공·한진칼, 한진해운 지원에 휘청
대한한공은 2014년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을 계열사로 편입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재무구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014년 6월에는 한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4,000억 원을 지원했고, 이듬해 12월 한진해운이 발행한 자사주 연계 영구교환사채를 인수한 투자자와 차액정산계약(TRS)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 2천200억 원 규모의 한진해운 영구채를 인수하고 2014년 말 한진해운이 발행한 영구 교환사채 차액 정산에 대해선 총수익 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이 TRS계약의 2015년 말 잔액은 1,571억 원으로, 대한항공은 투자자에 대해 정산차손을 지급할 의무를 져야한다. 한진칼 역시 지난 2월 29일 한진해운으로부터 미국 및 EU 상표권을 1,113억 원에 매입하여 자금을 지원했다.
▲ . 경제개혁연구소가 분석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연결재무비율 분석’에 따르면 한진그룹 전체의 2014년 말 연결부채비율은 863.3%, 연결이자보상배율은 0.71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시사포커스DB

차입금 규모만 기존 1100억 원에서 220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한진그룹은 계열사들의 자금을 동원하여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했지만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결국 채권금융기관공동관리절차(자율협약)에 들어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경제개혁연대는 “한진해운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그동안 투자한 자금이 손실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대한항공 지분 31.46%를 보유한 한진칼 역시 지분법 투자 손실을 입게 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지난 2월 1,113억 원을 들여 취득한 상품권 가치가 0으로 되는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대한한공, 한진칼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한진그룹 부실도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분석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연결재무비율 분석’에 따르면 한진그룹 전체의 2014년 말 연결부채비율은 863.3%, 연결이자보상배율은 0.71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자보생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를 갚았을 때를 1로 본다. 보통 1이상이면 빚을 갚을 충분한 능력이 있는 반면,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본다.

경제개혁연대는 “한진그룹은 2008년 이후 7년 연속 연결부채비율 200% 초과 및 연결이자보상배율 1.00배 미만의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한진그룹의 부실 징후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조양회 회장, 내우외한에 근심 깊어지나
▲ 대한한공, 한진칼은 부실계열사 한진해운 여파로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며 위기론까지 거론되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구조조정 태풍의 한 가운데 놓인 한진해운이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 상황에서 사진/시사포커스DB
이에 따라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연말까지 자산매각으로 4112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자구책을 제출한 것에 난색을 표하면서 조속한 자산매각을 요청했다.

한진해운이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매각 시점을 연말로 잡은 것에 대한 지적이다. 현대상선이 그룹차원의 지원과 조속한 자산매각으로 실탄을 확보 용선료 협상에서 선사에게 신뢰를 줘 ‘용선료 인사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한편, 한진그룹의 위기는 계열사만 그치지 않고 오너리스크 악재까지 겹치면서 내우외한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한공 조종사 노조로부터 명예회손 혐의로 고소를 당해 오너리스크 우려를 사고 있는 것. 사건은 발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SNS 발언이 문제가 돼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

조 회장은 경영정상화에 매진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까지 내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여파로 위험한 상태인데 오너리스크까지 겹쳐 경영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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