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추진중 이라는 설

유통업계의 공룡인 롯데가 주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오비맥주 인수를 추진중이라는 설이 제기되면서 주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주류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3일 "롯데가 음료 및 주류 사업 계열사인 롯데칠성을 통해 오비맥주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8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이달 초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맥주 시장 1위업체인 하이트도 이같은 움직임을 포착해 경영진에 보고했으며 현재 롯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경우 맥주 시장에 불어닥칠 파급효과는 시장 판도를 일거에 뒤집을 수도 있는 '메카톤'급으로 예상된다.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하게 되면 일단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 40%(올해 상반기 기준)가량을 자동적으로 물려받게 된다. 여기에 롯데가 수도권 다음으로 맥주 시장 규모가 큰 부산ㆍ경남과 맺고 있는 뿌리깊은 연고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시장 구도가 롯데-오비맥주 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 부산ㆍ경남 지역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60%를 틀어쥐고 있는 하이트의 총매출에서 3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이 지역에서 하이트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따라서 이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를 20년 넘게 운영해온 롯데가 이른바 '부산 갈매기'효과를 맥주 시장 공략에 접목시킨다면 부산ㆍ경남 지역 뿐 아니라 전체 맥주 시장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이 지역에서 롯데가 과반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하이트는 총 매출이 17% 가량 줄고 국내 점유율은 10% 가량 줄어들게 되는 반면 롯데는 하이트의 상실분을 취득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러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할인점 및 편의점 유통망까지 동원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롯데쪽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 시도설에 대해 '실행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룹 차원에서 부산ㆍ경남 소주 시장의 맹주인 대선주조를 보유하고 있고, 21년산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인 '스카치 블루'의 롯데칠성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맥주 시장 진출 시도를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오비맥주의 지분을 전량 보유한 벨기에 인베브가 2004년 4월 최초의 유상감자를 통해 1천500억원을 회수한 이래로 '한국 시장 철수설'이 계속 제기되온 것도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 추진설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그러나 롯데측은 이와 관련 "오비맥주 인수설은 수년전부터 일각에서 제기돼왔던 것이며 최근에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태스크포스 구성을 비롯한 인수 추진 시도를 부인했다. 이와함께 오비맥주도 지분 100%를 보유한 인베브에서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롯데가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무하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롯데가 우리 회사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카스'브랜드가 인베브가 보유한 전세계 10대 브랜드에 포함될 정도로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지분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롯데가 이마트, 까르푸 등 유통사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매물들을 모두 놓쳤고 외국 기업과의 협상 경력이 거의 전무한 전력을 감안하면 지분 인수 시도가 성사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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