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부실을 키운 국책은행의 근본 문제는 낙하산 인사라는 한겨레신문 보도내용을 통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기업을 감시하지 못한 국책은행의 책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낙하산 인사가 정권마다 되풀이되며 부실기업을 양산해 내 국내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즘 경제계의 주요 이슈는 조선·해운을 비롯한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타격은 노동자들이 일순위로 내몰린다. 실직위기에 내몰리는 위기감에 가슴을 졸이는 노동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조선·해운이 몰려있는 부산을 중심으로 거제·울산 등 노동자들은 정부와 경영진의 자구책 방안에 귀를 기울이며 고용안정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인적 구조조정이 현 상항에서 불가피해 보여 노동자들이의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이런 모든 문제의 단초는 기업에 자금 수혈을 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책임 회피와 그 뒤엔 낙하산 인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총선 이후 여러 곳에 낙하산 인사로 거론된 인물들이 감사자리에 꽂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임에도 보은성 인사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MB정권부터 꽂아진 자리는 현 정부에서 공기업 임원 인사를 청와대가 직접 관리하다 보니 공기업을 관리하는 부처들은 손 놓고 청와대 입만 바라보고 있다. 공기업에 전문성 없는 인사가 내려올 경우 경영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정권 말기에는 보은성 인사로 정치권 인사들이 내려올 확률이 커 ‘정피아’ 임원들이 득세할 전망이어서 공기업을 관리 감독하고 경영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현 시점에 의심을 거둘 수 없는 지경이다.

낙하산 인사의 또 다른 폐단은 일을 잘해도 장기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낙하산으로 내려갈 인사는 계속해서 나오기 마련이라 낙하산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살펴봐야 함에도 장기 연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단기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소위 제 살 깎아 먹기 경영이 성행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흑자보단 적자 경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낙하산 인사의 폐단으로 방만경영을 지목하는 것이다.

조선·해운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산업은행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MB정권 시절 2011년 강만수 전 회장은 MB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소망교회와 인연이 있다. 강만수 전 회장을 이어 지난해까지 역임한 홍기태 전 산업은행장은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서강대 동문 출신이다. 홍 전 행장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제가 낙하산으로 왔기에 부채가 없다”며 경영능력을 자신했다. 그러나 재임당시 2013년 1조4474억 원, 2015년 1조8951억 원의 순손실을 안겼다. 낙사한 인사의 전형적인 폐해라는 지적이다. 이동걸 회장은 ‘보은인사’ 성격이 짙다는 게 산은 노조의 생각으로 은행장으로 내정되자 반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낙하산 인사로 인해 구조조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는 의견이 많다.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사태가 지금의 적자 부실기업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재차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라가야 할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다.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탓에 지금에야 칼을 들이대지만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게 그 이유다.

산은이 해운·조선에 대출한 금액만 8조원 이상이고, 수은은 12조 원 대로 총 21조원 이상이다. 따라서 지금의 구조조정은 혈세를 지원하지 않고서는 힘들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희생해할 할 사람들이 있음에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떨고 있는 사람은 이들이 아닌 노동자들이 아이러니한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결국 눈덩이 적자에 낭비되는 혈세로 국민의 허리는 휠대로 휘고 거리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한숨만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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