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석이 원내대표에 앞선 모습 있어 불편했다”…조원진 겨냥한 듯

▲ 정의화 국회의장이 4일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가운데 “내가 희망하는 건 수석을 아주 원만하고 대표님 말씀을 잘 듣는 분으로 선택해달라는 것”이라고 바라는 바를 전했다. 시사포커스 / 원명국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4일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가운데 “내가 희망하는 건 수석을 아주 원만하고 대표님 말씀을 잘 듣는 분으로 선택해달라는 것”이라고 바라는 바를 전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의장 집무실을 방문한 정 원내대표를 맞아 “제가 보니까 원내수석부대표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는 당에서 뽑는 사람이지만, 원내수석은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사람”이라며 “그동안 보면 당청 역학 관계 때문인지 수석이 앞서는 모습이 있어 양당이 일정을 잡고 국회를 운영하는 데에 의장으로서 불편한 게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는 정 의장이 지난해 12월 경제활성화법과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문제로 청와대와 이견차를 보일 당시 친박계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선거구 획정안만 직권상정 처리하려는 정 의장을 겨냥해 “선거구 획정안만 통과시키겠다? 그건 의장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신경전을 벌여왔던 점을 상기한 데 따른 당부로 보인다.

이 때 이후로도 조 수석은 국회선진화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선 “150명 이상이 요구하고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는데 (본회의에 상정이) 안 된다는 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직권상정에 회의적이던 정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등 계속해서 정 의장과 정면충돌했었다.
 
이런 신경전 속에 정 의장 역시 지난 1월 “자꾸 그렇게 하면 그 친구 천벌 받는다”고 조 수석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여당 지도부의 의장실 방문 시 한 때 조 수석에 대해서만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며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정 의장의 발언은 아직도 조 수석에 대한 앙금이 쌓여 있는 데서 나온 것이란 해석이 유력하다.
 
아울러 정 의장은 현재 정치권 상황과 관련, “지금 이번 선거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 것”이라며 “원내대표로서 당을 잘 이끌어서 국회가 정말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장은 정 원내대표에 대한 친분을 드러내듯 “정을 많이 갖고 있는 아우님 같은 분”이라며 원내대표직 당선을 거듭 축하했는데,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 의장에게 본래 소속됐었던 새누리당으로 복당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이 같은 요청에 “원내대표로 훌륭한 분이 오셨으니 재고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확답을 내놓지는 않았는데, 일각에선 이를 두고 지난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을 비판하면서 언급한 바 있던 ‘새로운 정치 결사체’를 의식한 반응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