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모들 3명 중 1명은 자녀 '공무원'되길 원해...

▲ 독일에는 마이스터라는 기술명장을 육성하는 제도가 있고 명예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마이스터고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3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프라임 사업’이라고 불리는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선정된 21개 대학은 17학년도 입학정원 중 5351명이 적성에 따라 공학, 인문사회, 예체능 등의 계열 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프라임 사업이란 무얼까. 이는 산업·취업시장의 인력수요에 맞게 대학의 구조 및 정원을 조정하고 이렇게 발맞춰주는 대학교들에게 교육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교육부의 ‘당근’인 셈이다. 해당사업의 주목표는 청년 실업률의 해소·산업계 인력수요와 대학교육의 불일치해소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 간 총 20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1개 대학의 양적·질적 구조개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17일 교육부는 공학 분야의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부터 3년 동안 전국 10여개 대학교에 약 15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의 '여성공학인재 양성 사업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여성공학인재 양성정책 역시 산업계에 공학인력 공급이 부족한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본질인 점은 프라임 사업의 취지와 비슷하다.
 
 
미국의 고소득 직업군은? 상위 10개 중 6개가 공학계열
미국은 어떤가. 미국도 공학도와 엔지니어 부족현상에 시달릴까? 최근 취업정보사이트 ‘글래스도어’가 내놓은 ‘2016년 고소득 직업군’ 자료에 의하면 적어도 공학도가 되는 것을 싫어할 예비 대학생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소득 1위는 내과의사(18만달러=기본수입)가 차지했고 변호사(14만4500달러)와 연구개발 전문가(14만2120달러)가 각각 2, 3위에 랭크됐다. 주목할 점은 10위권 안에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13만2000달러), 소프트웨어 설계사(12만8250달러), IT 전문가와 솔루션 설계사(12만 달러)가 포함된 것이다.
 
반면에 오피스워커·사무직(3만4000달러), 임대 컨설턴트(3만2000달러), 리셉셔니스트(3만1000달러), 서비스업(3만 달러) 등은 저소득 직업으로 분류됐다.
 
물론 임금수준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적 성향이나 산업수요공급 상황 등의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위 10개 직업 중 6개 직업이 공학관련 직업이라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부모들 3명 중 1명은 자녀 ‘공무원’ 되길 원해...
이번엔 한국의 고소득 직업 TOP10을 찾아보았다. 국내 한 언론에서 보도된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토대로 한 국내 억대 연봉자 52만명에 기여하는 고액연봉 직업 TOP10을 보면 상위 10개 직업 중 공학관련 직업은 2개정도에 불과하다. 그 2개의 직업도 변리사 · 건축사다. 건축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변리사는 공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법학적 지식 및 리걸 마인드를 요하는 인문·사회적 요소도 가미돼있는 직업이다. 눈여겨 볼 점은 상위 10개 직업 중 엔지니어나 공학 및 IT관련 학문의 직업은 두 직업 빼고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옛날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 사상이 뿌리내린 우리나라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길 원할까.
 
2일 인구보건협회가 공개한 ‘2016년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50대 결혼한 남녀 중 37.2%는 자녀가 미래에 가졌으면 하는 직업으로 공무원을 꼽았다.
이는 지난 2월 전국의 기혼 남녀 13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뒤이어 의료인·의사(16.5%), 교사(14.8%), 법조인(7.5%), 연예인(3.8%) 등이 속속 뒤를 이었다. 그밖에 인구보건협회는 “취업과 경제난을 겪어온 부모들이 자녀 직업을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라고 설명도 했다.
 
결국 간단히 뽑아낼 수 있는 결론은 ‘상위 랭킹에 공학·엔지니어 및 과학자는 없다’이다.
 
 
공학계열 산업 종사자가 대우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
앞서 언급한 교육부의 공급(공학도 학생들) 측면을 늘리는 정책(대학교 프라임 사업)도 단기에 있어서는 일종의 산업수요에 응하는 해결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통계자료에서 보듯 국내 부모들이 자녀가 갖길 바라는 직업 상위랭킹에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학계열 분야 종사자들의 전반적 대우나 '명예적 측면'을 개선하여 예비 대학생들이 공학을 선택하게 만드는 ‘유인’ 또는 ‘동기부여’를 만드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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