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지점 갈등 연장선…해고 가능성 여부 공방

▲ NH투자증권 노사가 결국 프런티어 지점 소속 저성과자에 대한 징계를 놓고 법적 분쟁까지 벌이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NH투자증권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지난해 프런티어 지점을 놓고 내홍을 겪었던 NH투자증권 노사가 결국 프런티어 지점 소속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징계를 놓고 법적 분쟁까지 벌이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노조는 최근 NH투자증권이 강서·강동 프런티어 지점 소속 21명에 대해 정직·감봉·주의 등의 징계를 내리기로 한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징계 사유는 불량한 직무 수행과 근무 태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저성과자에 대해 징계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그간 업계에서 수익성에 둔감하다는 평가를 받던 NH투자증권이 저성과자에 대한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에 다른 속셈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프런티어 지점을 놓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사측과 분쟁을 벌였던 NH투자증권 노조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회사 측의 징계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구제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강서·강동 프런티어 지점을 신설해 실적 부진자들을 대거 발령했다. 당시 발령된 직원은 총 40여명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은 당시 “프런티어 지점은 새로운 점포의 유형”이라면서 “실적 향상이 필요한 인원들을 발령한 것이며 구조조정이 아닌 재교육을 통한 기회”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일부는 재교육을 통해 타 지점으로 발령받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프런티어 지점은 우리투자증권에 있었던 ODS 본부가 전신이라고 반발했다. ODS는 증권사가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로 상품을 판매하는 이동식 영업방식으로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방문판매업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이동식 영업방식이라는 특성상 업무 환경이 열악하고 관련법도 통과되지 않아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투자증권 시절처럼 퇴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우리투자증권 당시 ODS 본부로 발령받은 구조조정 대상자들은 절반 이상이 퇴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징계에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 역시 이처럼 저성과자에 대한 징계가 보복성이 짙다는 의심에서 비롯된다. 노조는 NH투자증권(구 NH농협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실시됐던 희망퇴직을 거부한 이들이 주요 징계대상이라는 점을 들어 사측이 이들을 결국 징계 해고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노조의 반발에는 기존 직원들 역시 얼마든지 실적 부진에 빠질 경우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자리잡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NH투자증권은 김원규 사장의 담화문의 일부 표현 탓에 희망퇴직설에 휘말렸다가 전면 부인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징계 사실은 맞지만 구조조정의 사전 포석이라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근무가 태만한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상 직원들의 재교육을 통해 재기를 도모한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프런티어 지점은 개설 후 9개월여 동안 38억원 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교육에도 1인당 수 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노조는 아직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고 지난해 프론티어 지점 발령으로 영업기반을 잃은 직원들의 성과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상황에 따라 소송까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라 향후 양측의 갈등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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