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LG생활건강 ‘활짝’…LG이노텍·LG디스플레이는 ‘울상’

 
▲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1분기 실적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LG생활건강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가하면 LG디스플레이는 적자를 겨우 면하는 등 계열사간 희비가 엇갈렸다.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1분기 실적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LG생활건강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가하면 LG디스플레이는 적자를 겨우 면하는 등 계열사간 희비가 엇갈렸다.
 
27일 LG생활건강은 지난 1분기 1조5194억원의 매출과 2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지난해 1분기보다 17%, 31%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LG생활건강의 호실적은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화장품 사업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업체들의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었고 중국 현지의 수출 실적도 급성장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의 대표 화장품으로 떠오른 ‘후’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분기 ‘후’ 매출이 29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7%나 폭등한 수준이다. ‘후’는 이 같은 매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제품 ‘설화수’ 이후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 1조원 판매 화장품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LG생활건강이 2005년 3분기 이후 43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부동의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과의 격차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5조3285억원 및 영업이익 6841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5조6612억원 및 영업이익 9136억원에 비교해 볼 때 매출 면에서 거의 따라붙은 셈이다.
 
◆LGD·LG이노텍, 시장상황 악화에 실적 곤두박질
반면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지난 1분기 5조9892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에 비해 14.7%나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395억원에 그쳐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94.7%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1억8700만원으로 99.8%나 쪼그라들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이 LCD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으로 패널 단가가 하락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LG디스플레이는 가격하락폭이 컸던 30인치 이하의 TV용 패널 비중을 줄이고 40인치대 및 60인치 이상의 TV패널과 M+, UHD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렸지만 악화된 시장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적자까지 예상하기도 했지만 그나마 영업흑자를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오히려 선방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1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던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영업적자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번에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UHD와 HDR 등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극대화로 현 상황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부품업체인 LG이노텍 역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4억원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이날 LG이노텍은 1분기 매출 1조1950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지난해 1분기보다 22.5%, 99.4%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121억19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LG이노텍의 부진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카메라모듈 제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이 주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등의 판매가 크게 밑돌았고 LED단가마저 하락했다.
 
다만 LG이노텍이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차량부품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위안거리다. LG이노텍의 차량부품사업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이 25%나 늘어났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 역시 15.6%로 6%p 가량 상승했다.
 
▲ LG이노텍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4억원에 불과했다. ⓒLG이노텍
◆LG전자 깜짝 실적…LG화학·LGU+도 호조
한편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LG전자는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깜짝 실적을 냈다. 앞서 LG전자는 1분기 매출 13조3621억원에 영업이익 5052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집계한 바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5.5%나 늘어난 수준이다.
 
상세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LG전자의 호실적은 특히 생활가전을 맡은 H&A사업부와 TV 및 모니터 등을 맡은 HE사업부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스마트폰 부문의 MC사업부는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G5 효과가 반영되지 않아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G5는 지난달 말에서야 출시됐다.
 
출시 첫 주 갤럭시S7을 제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G5가 잠시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MC사업부는 2분기 영업흑자가 유력하다. 다만 전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던 VC사업부 역시 아직 시장에 안착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다시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8일 세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 21일 1분기 매출 4조8741억원, 영업이익 45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은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6.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5.1%나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초소재 부문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성수기인 2분기에는 수요 증가와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에 힘입어 기초소재 부문이 또 한 차례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 2조7127억원, 영업이익 170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6.1%, 10.3% 증가한 호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100억원으로 33.9%나 늘었다.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 감소로 인한 이통사들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 추세 속에서 LG유플러스 역시 호실적을 이어갔다.
 
◆1분기, LG생건 웃고 LG이노텍 울고
한편 1분기에는 주로 LG생활건강의 약진과 LG이노텍의 추락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 순위는 LG전자가 13조3621억원(잠정)으로 1위를 차지했고 LG디스플레이가 5조989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3위부터 LG화학 4조8741억원, LG유플러스 2조7127억원, LG생활건강 1조5194억원, LG이노텍 1조1950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 순위는 LG전자 56조5090억원, LG디스플레이 28조3839억원, LG화학 20조2066억원, LG유플러스 10조7952억원, LG이노텍 6조1381억원, LG생활건강 5조3284억원 순이었다. 1분기 LG이노텍의 추락과 LG유플러스·LG생활건강의 약진이 돋보인다.
 
1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LG전자가 5052억원(잠정)으로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 4577억원, LG생활건강 2335억원, LG유플러스 1706억원, LG디스플레이 395억원, LG이노텍 4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 순위는 LG화학 1조8236억원, LG디스플레이 1조6256억원, LG전자 1조1923억원, LG생활건강 6840억원, LG유플러스 6323억원, LG이노텍 2237억원 순위었다.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LG전자가 자존심을 되찾고 역시 LG생활건강의 약진과 LG이노텍의 부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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