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겨냥 “또 계파 투쟁 벌어질 것 같으면 더 이상 희망 없어” 경고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단 둘이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단 둘이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광주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2일 문 전 대표와의 만찬 회동 직후 자신이 ‘대표직 경선 불가피성’을 인정했다는 문 전 대표 측의 주장을 겨냥한 듯 “일부 사람들이 말을 자꾸 이상한 형태로 만들어내는데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후에 말을 만들어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좋은 분위기에서 만찬 회동이 끝났다는 문 전 대표의 주장과 달리 김 대표가 강한 불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문 전 대표가 ‘대표직 합의추대 가능성’을 일거에 일축하고 경제민주화 관련 위원회를 맡으라고 한 것 역시 끝까지 친노 측에 서서 자신을 토사구팽 시키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자신을 견제하는 문 전 대표와 친노 세력을 겨냥한 듯 “선거가 끝나고 여유를 찾는다고 생각해 또다시 계파에 의한 투쟁이 벌어질 것 같으면 (더민주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당은 국민에 의해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에만 구조조정이 있는 게 아니라 정치에도 구조조정이 있다”고 친노 패권주의에 대해 경고했다.
 
또 문 전 대표가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여러 차례 호남행을 감행했던 점을 꼬집은 듯 “몇 번의 호남 방문과 사과로 호남 민심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라며 “호남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비상상황은 계속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즉, 이는 호남 민심이 되돌아오지 않으면 정권 교체 전망이 어두운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김 대표의 비대위 체제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지도부 경선을 준비 중인 당내 인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내 일각에선 전당대회 연기론도 주장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대표직’에 집착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의식한 듯 “내가 대표에 미련을 갖는 사람도 아니고, 진작 대표에 뜻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그걸 가지고 자꾸 이러쿵저러쿵 하면 도움이 안 된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문 전 대표를 향한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났는데 이날 더민주 이상민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종인 대표께서 화가 많이 나셨지만 대표께서 그런 말씀을 밖에 하시는 건 현재 우리 당의 취약한 구조나 상황을 볼 때 적절치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두 분 사이의 대화가 언론에 어떻게 제대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당내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분들은 좀 당을 깊게,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데에 같이 노력해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의원은 차기 당 대표에 대해선 “지금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는 그동안 당내 계파를 향유했거나 안주했던 분들이 상당수”라며 “당의 중심에 있지 않았던 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혀 친노 측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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