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회장 갑질 논란에 손해배상 소송 등 악재 첩첩산중

▲ MPK그룹이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논란에 이어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이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논란에 이어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19일 MPK 주가는 전날보다 70원(2.75%) 오른 2620원으로 장을 마감, 2주 전 MPK 정우현 회장의 갑질 논란 이전 주가인 2980원보다 13% 가량 빠진 금액에 거래됐다. 갑질 논란 이후 시가총액 역시 2408억원에서 2117억원으로 30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
 
MPK 주가는 연초부터 갑질 논란 이전까지 3000원대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갑질 논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20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특히 전날 MPK 주가는 2550원으로 장을 마감, 2014년 8월 1일 2550원으로 장을 마감한 이후 20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MPK 최대주주는 정우현 회장으로 지난해 말 1355만여주(16.78%)를 보유하고 있다. 갑질 논란 이전 정우현 회장 보유 지분의 가치는 404억원 가량이었지만 이날 현재 정우현 회장 지분의 가치는 355억원으로 내려앉았다. 개인적으로도 보유 지분 가치가 50억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가족들 등 특수관계인 전체의 보유 지분(48.92%) 가치도 1178억원에서 1035억원으로 14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
 
주가 차원에서뿐 아니라 MPK는 갑질 논란 이후 회사 이미지 실추와 불매운동으로 올해 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사업보고서 허위 공시 의혹과 관련한 피소, 정우현 회장 아들의 미국 시민권을 둘러싼 논란 등 악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면서 따뜻해야 할 봄날이 MPK그룹에는 잔인한 4월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사업 확대 카드, 시작부터 암초
MPK그룹은 지난 2013년 매출액 1745억원, 영업이익 31억원, 당기순이익은 29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이 같은 실적이 모두 감소, 매출액 1440억원, 영업이익 14억원, 당기순이익 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액 1224억원, 영업손실 48억원, 당기순손실 3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MPK가 적자전환한 것은 10여년 만의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갑질 논란이 불을 붙이기는 했지만 부진한 주가흐름은 이미 이 같은 실적 우려로 지속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MPK그룹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카드로 해외사업 강화를 추진해 왔다. 특히 MPK그룹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중국시장을 확대해 실적을 개선을 꾀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MPK그룹은 올해 중국에서 80개의 미스터피자 점포를 추가로 개점해 중국에서 1500억 원 이상의 매출과 45억 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MPK는 “올해 중국사업에서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 양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도시 가맹사업을 확대하고 광저우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내놓은 중국 사업 강화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초기 단계에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의 바탕은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인데 이미지 실추 및 불매운동 등으로 올해 MPK의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회장님 갑질 논란이 일었던 현대비앤지스틸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기아차, 현대로템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기업간거래(B2B) 기업이라 주가나 사업 전망 등에 큰 타격은 현재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반면 MPK그룹은 미스터피자 등 전형적인 소비자간거래(B2C) 기업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이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SNS 등에서 여전히 MPK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더욱이 지난해부터 식자재 납품 가격 폭리, 정보관리시스템(POS) 설치 계약 문제를 놓고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벌이고 있어 올해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다.
 
▲ 더욱이 MPK는 올해부터 정우현 회장의 아들인 정순민 부사장의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순민 부사장의 홀로서기에 미칠 영향도 우려를 사고 있다. ⓒ뉴시스
◆美 가맹점주와 손해배상 소송전까지
이 와중에 MPK는 최근 사업보고서 허위 기재 혐의로 미국에서 수 십억원 대의 손해배상 소송에 피소를 당하는 악재를 만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따르면 재미교포 L씨는 MPK그룹과 미국법인 미스터피자웨스턴(MPW), 김동욱 법인 이사 등을 상대로 사기와 프랜차이즈 관련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지난해 9월 오렌지 카운티의 부에나파크에 미스터피자 가맹 1호점을 냈는데 MPK가 거의 영업에 필요한 지원을 해 주지 않아 막대한 피해를 보고 영업을 거의 중단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관심을 끌었던 L씨의 주장은 “미스터피자가 미국에서 정식 프랜차이즈 회사로 등록돼있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MPK그룹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PK는 L씨가 열었던 가맹 1호점을 언급, 미 현지 법인을 통해 첫 가맹점을 열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L씨는 미국에서 정식 가맹점 영업권 등록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실제 MPK에 따르면 현재 미스터피자는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등록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맹점이 공식적으로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사실만을 기재해야 하는 사업보고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MPK 측은 L씨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MPK는 “사업 상담을 할 때 이미 이 같은 점을 알렸고 L씨의 요구에 따라 상표 사용 라이선스 계약만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이후 승인이 나면 프랜차이즈 계약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은 사업보고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도 읽힐 수 있어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순민 부사장, 2세 단독 경영 체제 흔들리나
더욱이 MPK는 올해부터 정우현 회장의 아들인 정순민 부사장의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와중에 갑질 논란으로 회사 안팎이 뒤숭숭해지면서 정순민 부사장의 홀로서기에 미칠 영향도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 MPK그룹은 정순민·황의돈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정순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고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정순민 부사장은 지난 1999년 미스터피자에 입사한 뒤 2013년 정우현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 이사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지난해 3월 정우현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자 황의돈 전 부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정순민 부사장은 정우현 회장과 같은 지분(16.7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올해 실적 부진 등의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는 MPK로서는 정순민 부사장의 단독 경영 체제에 대한 가능성을 보이기 위해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정우현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정순민호 MPK’는 시작부터 암초를 만나게 됐다. 정순민 부사장에게는 올해가 중저가 피자의 약진으로 인한 시장 잠식,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 가맹점주와의 갈등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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