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실천의지로 보상 마련 필요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지난 18일 롯데마트는 ‘가습기살균제사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피해보상 규모로 100억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해 피해 가족에게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2011년 유해성이 밝혀진 후 5년만에 처음으로 업체의 사과와 보상규모가 나온 것이다.

가습기살균제사태는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유행성 논란은 2000년대 초반 임산부 및 영아의 피해신고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1년 4월 임산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잇따라 숨지면서 가습기살균제의 유행성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는 1.2차 조사를 통해 인정한 피해자만 221명에 달하고 임산부와 영유아 140여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롯데마트의 공식 사과로 인해 눈치를 본 다른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업체는 뒤늦게 홈플러스가 사과 행렬에 동참했다. 그러나 가장 큰 피해를 낸 옥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고 검찰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애경산업, 이마트 등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 수사 소환 하루 전 롯데마트의 공식 사과를 놓고도 진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피해가족들은 검찰에 지금까지 항의하는 과정에서 가해 기업 중 피해자들을 만나러 온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고 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면 검찰 수사전에 미리 피해자들과 만나 협의를 봐야했다는 의견이다. 그래서 면피용 사과라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소비자들도 피해자가족과 마찬가지로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피해자가족은 “롯데가 사과의 진정성이 있다면 다른 기업과 공동대책 마련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피해자가족은 진정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가해 기업이 5년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다가 공권력의 칼끝이 정조준 되자 사과한 것에 진정성의 의심을 거두지 않는 것이다.

일단은 롯데마트가 공식 사과와 피해보상 규모를 밝혔듯 실천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우선 검찰은 가장 큰 피해를 낸 옥시부터 소환에 조사한다. 그리고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잇따라 조사가 들어간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성실히 임하는 것 외에 별도로 피해가족들을 만나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피해자 가족들은 5년동안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을 조금이나마 닦아주는 책임 있는 기업의 책무를 보여주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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