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최저임금인상)과 그림자(고용주부담)의 로맨스 가능할까

▲ 최근 최저임금 논쟁과 함께 고전학파 경제학의 공식(?)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 최저임금에 대한 논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고용노동부는 우리나라 최저임금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나 소득격차 완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자료에서 고용부는 우리나라의 높은 임금수준은 대기업·정규직 중심으로 상위 10% 계층에 고임금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증가율은 높지만 결국 소득 격차는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다.
 
한편 다른 측면에서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을 인상한 영국에서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는 상황이 벌어져 ‘최저임금을 높이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라는 주류 경제학의 명제가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효용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한 기존 경제학과 비주류 경제학간의 논쟁으로까지 갈수 있는 상황이다.
 
 
'고전학파' 밀턴 프리드먼, 최저임금 정책 실업률에 악영향
통상적으로 최저임금제는 정부가 노동자(노동력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가격정책이다. 정부가 최저임금제를 통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행할 최저임금이 취업시장에 형성돼 있는 임금보다 높아야만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정부가 시행하려는 최저임금 가격이 취업시장에 형성돼 있는 임금보다도 낮다면 국민들의 비웃음만 살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면 노동자(구직자)들은 자신이 노동을 통해 이뤄내는 서비스가격(임금)이 상승하기 때문에 더 많은 구직자들이 일을 하러 달려들 것이라고 주류 경제학은 보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을 올리면 공급(구직자·노동자)이 많아져 실업률이 늘어난다는 이론이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최저임금법의 목적인 ‘일정 수준 이하의 임금을 불법화함으로써 빈곤을 줄이려는 것’이 실제로는 빈곤을 증가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유는 이전에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료를 주고 고용했던 사람들 전부를 이제부터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급여를 지급하라고 고용주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저임금제는 결과론적으로 실업률을 악화시킨다. 저임금이 빈곤의 상징이라고는 해도 최저임금제 때문에 실업상태에 빠진(혹은 짤린)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빈곤자’라고 프리드먼은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는 최저임금 인상中··· 케인즈학파 '소비의 미덕' 거시경제 텐션 올릴까
한편 이러한 최저임금에 관한 주류경제학의 이론은 현재 거세게 도전받고 있는 추세다.
 
경제학의 ‘본가’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가 지난달 30일 최저임금을 미국 최고수준 시간당 15달러(약 1만6000원)로 인상하는 실험을 시행하려 하고 있고, 영국도 ‘생활임금’이라는 이름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의회 세출위원회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기존 10달러에서 2023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기존 경제학계에서 ‘최저임금의 상승은 실업률 증가라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라는 주장이 대세였지만, 최근엔 학계의 생각과 태도가 변하고 있다고 전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와 더불어 케인즈 경제학에 언급된 ‘소비의 미덕’을 일으켜 경기활성화(소비창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빛과 그림자', 어떤 정책을 쓰던 수혜자가 있으면 손해입는 자도 있어 
한편 최저임금 인상의 찬반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질문처럼 결론이 쉽게 나지 않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존 주류경제학이 최근 최저임금-실업률 상관관계 통계수치를 앞세운 반대 이론에 거세게 도전받고 있는 것과 동시에, ‘빛과 그림자’ 관계처럼 어떤 정책을 시행하던 간에 혜택을 받는 자가 있다면 동시에 손해를 입는 자가 있기 마련일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손해를 입는 자를 최소화하여 다독이고 혜택을 받는 공익을 최대화 하는 것이 그나마 내놓을 수 있는 임시 방책(方策)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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