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내달부터 실시되는 교육방송(EBS)의 인터넷 수능강의 동시이용자를 최대 15만명으로 추정해 시행초기 수험생들이 접속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생, 재수생 160만 명중 10%만 동시에 접속해도 시스템다운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성방송 강의는 예정대로 시행되지만 인터넷 강의의 경우는 4월 1일부터 3개월간 시험 운영된다. 이는 인터넷 강의에 대한 준비 소홀로 각종 장애가 발생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취해진 조치로, 교육부는 인터넷 강의에 대한 면밀한 사전 검토를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발표부터 먼저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동시접속 장애발생 가능, 10시 전후 피할 것
교육부는 3월까지 EBS에 10만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용량의 서버를 만들 방침이다. 이 서버 용량이 부족하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5만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서버를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더라도 개통 당일 등에 학생과 학부모, 일반 국민 등이 동시 접속할 경우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일주일간 시스템을 테스트한 뒤 3개월간 시험 운영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최악의 경우 접속불가 또는 시스템다운 등으로 계속 운영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점검·보완을 끝낸 뒤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3만명의 동시 접속자를 예상하고 시스템을 갖췄다는 한 사설 온라인교육업체 관계자는 "학생들이 매일 접속하는 것도 아니고 강의를 듣는 시간도 개인별로 분산될 수밖에 없어 동시접속자 3만명 서버 구축이 결국 과다 투자인 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방에서 접속 지연, 끊김, 화면 흔들림, 서버다운 등이 돌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위성방송을 이용하거나 오후 10시 전후의 피크타임은 피해줄 것을 당부했다.
상당수의 일선 학교에서는 아직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을 여건이 안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간에 자꾸 버퍼링이 돼서 끊기는 현상이 생겨 보이는 모습과 듣는 소리가 다른 불편을 겪어야 한다.
또한 충남도교육청은 일선 고교의 관련 시설을 일제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교육국장을 팀장으로 한 'EBS 수능강의 지원팀'을 구성해 18일부터 본격 가동했다.
가정에서는 펜티엄Ⅱ급 이상 컴퓨터와 윈도98 이상의 운영체제,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등을 갖춰야 인터넷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1강좌 1강사' 형식은 공급자 위주의 발상"
위성방송 EBS 플러스1은 수능 강의를 평일 하루 3회씩 반복 방송하며 주말에는 이를 재방송하고 24시간 이내에 인터넷에 올려진다. EBS는 수능 강의 교재를 새로 제작하고 있으며 3월 말부터 전국 서점을 통해 이를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수능 전까지 51개 과목에 걸쳐 5105편의 강의가 제작되며 현직 교사가 강의하는 중급과정 3805편은 위성방송으로, 교사와 학원 강사가 진행하는 초급 및 고급과정 1300편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료 서비스된다.
교육부는 "어떤 형식이든 EBS 강의 내용을 수능 출제에 반영할 방침"이라며 "현재 실무협의회가 구성돼 출제 비율과 반영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BS 강의는 '1강좌 1강사' 형식이어서 수강생들은 한 과목에 대한 여러 강사의 강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이와 관련 EBS 강의에 참여하는 한 학원 강사는 "학원에서는 학생들이 잘 가르치는 강사를 선택하기 때문에 양질의 강의가 가능하다"며 "강사에게 무조건 1강좌씩 맡기거나 전공 분야만 강의하도록 하는 것은 공급자 위주의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수능강의 이용법
인터넷 수능 강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EBS인터넷 수능학교'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가입은 무료이며 기존 EBS인터넷 회원도 수능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이 사이트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다만 실명인증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14세 이상만이 실명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13세 이하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모든 강의는 수강 신청해야 학습이 가능하고 신청한 강의는 회원 개개인의 학습활동 관리 공간인 '마이클래스' 코너에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체계적인 학습관리를 위해 강좌별로 사이버 담임 교사가 지정되고 진도체크 및 질의응답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사이트에서는 강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입시 정보를 포함한 각종 진학 정보도 찾아 볼 수 있다. EBS는 향후 칼럼, 채팅 기능 등을 추가해 회원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