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비판 두려워해…제 선택 옳았단 걸 보여드릴 것”

▲ 5선의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24일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물러나지만 정의로운 국민은 물러나지 않는다”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원명국 기자.
[시사포커스 / 문충용 기자]5선의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24일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물러나지만 정의로운 국민은 물러나지 않는다”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의한 권력에 배울 것이 없다는 정의로운 은평 주민들 요구에 부응해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그는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컷오프된 이후 19일 재심까지 신청하며 결과가 번복되길 기다렸으나 공관위와 최고위 간 지지부진한 논의만 이어간 끝에 총선 후보등록일을 목전에 둔 23일마저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자 무소속 출마 길도 막히게 될 것을 우려해 밤 11시경 서울시당에 급거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로 뜻을 굳혔다.
 
특히 이 의원은 이례적으로 여권의 험지인 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연이어 당선돼 온 만큼 자신을 제외하면 새누리당 내 마땅한 대체후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간 박근혜 정부에 독설을 날려 온 그의 행적으로 인해 공관위에 의해 당 정체성이 의심받은 끝에 낙천돼 버렸다.
 
그래선지 그는 충격도 컸을 뿐더러 이를 일종의 ‘보복’으로 보고 “공천학살을 당한 지난 9일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 10여년 옥고를 치를 때보다 더 심각한 고뇌에 빠졌다”며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비판을 두려워하고, 비판을 봉쇄하고 부정한 권력의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이어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1년여 동안 토론과 토론을 거쳐 국민에 의한 상향식 공천 제도를 당헌당규에 명시했다. 그런데 이번 공천으로 이 피나는 노력이 무참히 사라지고, 당의 모습은 허수아비가 됐다”며 “뜻 있는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권력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개탄했다.
 
또 그는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을 꼬집어 “원내대표 두 번, 사무총장, 최고위원, 비대위원장, 정치개혁특별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한시도 당과 나라 발전에 게을리 한 적 없다. 그런데 지금 와서 정체성 운운하며 경선도 못하겠단 것”이라며 “생각지도 않게 등 떠밀려 벼랑 끝까지 왔다”고 자신의 처지를 반추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길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가게 됐다”면서도 “잠시 떠나서 은평 주민들의 더욱 튼튼한 지지를 받아 당의 공천이 부당했고 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결의를 내비쳤다.
 
이로써 이 의원은 이번 무소속 출마 결정으로 지난 1996년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에 입당한 이래 20년간 몸 담아왔던 새누리당을 떠나 처음 소속정당 없이 선거에 나서게 됐지만 이날 김무성 대표가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인 은평을을 포함한 5곳의 공천 의결을 전격 보류키로 선언해 경쟁후보였던 새누리당 유재길 후보의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당선이 한층 용이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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