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 노웅래·안대희·홍성문·강승규 4파전, 乙 與 김성동 외 野 후보 난립

▲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뒤흔든 총선 공천 파동의 결과로 마포갑에선 강승규 후보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누리당에서 단수공천 받은 안대희 후보와 맞서는 등 총선 판도가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좌로부터 새누리당 안대희, 더민주 노웅래, 국민의당 홍성문, 무소속 강승규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그간 야권 세가 강한 곳으로만 알려졌던 마포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굵직한 사건들이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슈화되면서 전국적 격전지로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포갑은 새누리당에서 대두된 험지출마론에 따라 안대희 후보가 이 지역에 뛰어들자 앞서 출마 준비해 왔던 강승규 전 의원과 충돌하면서 이슈화된 바 있고, 마포을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지냈던 친노 주류이자 재선 의원인 정청래 의원이 공천 탈락함에 따라 총선 정국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4·13 총선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여야 모두 공천 절차가 비례대표까지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현재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마포 갑, 을 지역의 그동안 변화된 선거 판세를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 마포갑 多與 강승규 vs 안대희, 多野 노웅래 vs 홍성문
 
먼저 마포갑은 현 지역구에서 3선을 노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해 신생정당인 국민의당 소속의 홍성문 후보가 야권 표심을 두고 맞서는 가운데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과 무소속 강승규 전 의원까지 일전을 벌이는 4파전 구도로 흐르고 있다.
 
이들 중 더민주 노 의원은 지역 토박이란 장점과 함께 과거 5선 의원을 지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이 부친인 점에 힘입어 지역구 수성에 들어간 반면 국민의당 홍 후보는 젊은 패기와 기성정치와 차별화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표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홍 후보는 국회의원 경력이 있거나 고위 당직을 맡고 있는 후보들과 경쟁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민생현장을 순회하며 열정적으로 지역사회의 고충 해결에 앞장서면서 비교적 정치신인이란 약점을 잘 극복해내고 빠르게 세를 불려나가 지난달엔 17.8%의 지지율(2.13~16 / 땡큐땡큐리서치 조사)을 기록하는 등 지역 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 내 여권 표심에 대해선 새누리당의 안 최고위원과 무소속 출마한 강 전 의원이 양분하고 있는 상황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 마포갑 지역 예비후보로서 경쟁했던 두 사람은 지난 15일 당 공관위에서 안 최고위원을 단수 공천한다고 최종 결정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새누리당에 의해 단수공천된 안 최고위원은 지난 1980년 만 25세 때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이래 대법관에 이르기까지 30년 이상 법조계에 투신한 법무통으로 과거 대검 중수부장 재임 시기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차떼기 금품수수 사건으로 알려진 ‘대선자금 수사’로 전국민적 명성을 얻었으며 박근혜 정부에선 지난 2014년 5월 22일 세월호 참사를 수습한 뒤 사임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자로 그를 지명했었을 만큼 소위 ‘진박’ 인사로 꼽히기도 한다.
 
비록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당시 총리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으나 20대 총선 승리를 위한 특급 인사로 지난해 새누리당이 적극 영입함에 따라 정치권에 다시 발을 들인 뒤 당초 부산 해운대에서 출마하려다 당내에서 불거진 험지출마론을 수용해 마포갑에 출마키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 1월 21일엔 당 최고위에 의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되기까지 했다.
 
안 최고위원은 이 같은 당의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자신의 인지도까지 앞세워 벌써 지역구 내 대의원 상당수를 확보하는 등 타 후보에 비해 나중에 뛰어들었음에도 성공적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반면 18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서 노웅래 후보에 승리해 원내 입성했던 강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선 친이계라는 이유로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한 데 이어 이번 20대에도 마찬가지로 연속 컷오프되자 지난 16일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후보로 나서서 새누리당의 안 후보와 쉽지 않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무소속 후보이기에 당의 지원도 없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일견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지난 수년간 지역 사회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봉사해왔음에도 2차례나 공천 탈락한 데 따른 동정 여론이 일어난 데다 불과 몇 달 전에야 마포갑에 뛰어든 안 최고위원에 비해 일찍이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오랫동안 지역민심을 다져온 만큼 고정 지지층의 규모가 남다르다는 점이 줄곧 높은 지지율로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여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친유승민·친이계에 대한 공천 학살 파동에 휘말린 지역 가운데 하나로 마포갑 지역도 꼽히고 있어 세간에서 돌고 있는 ‘무소속 연대설’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전 의원은 지난 16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가졌던 탈당 기자회견 당시 “낙천된 여러 의원들이 있지 않느냐”며 “결정이 되면 무소속 출마자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테고, 자연스레 연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연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현재 무소속 연대는 대다수 컷오프된 친유승민계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이재오·임태희 등 친이계 일부에서도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지는 않고 있어 무소속 연대 결성 여부도 근소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 총선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
 
◆ 마포을 與 김성동에 野 손혜원, 김철, 정명수 등 난립
 
▲ 현 지역구 의원인 더민주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된 마포을은 새누리당 김성동, 더민주 손혜원, 국민의당 김철, 무소속 정명수(좌로부터 사진순) 후보 등 일여다야 양상으로 총선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처럼 마포갑이 여야 표심을 두고 ‘다여다야’의 복잡한 형세로 갈라진 데 반해 마포을은 이와 달리 ‘일여다야’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
 
그간 마포을에서 다섯 후보가 경쟁했던 새누리당은 지난 19일 발표된 5차 경선 결과 18대 비례대표 의원이자 19대에선 이 지역에 출마한 바 있는 김성동 전 의원으로 통합된 데 반해 야권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노동당, 무소속 등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이다.
 
주요 후보들 중 우선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김성동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때 마포을에 출마했다가 야당의 정청래 의원에 패했던 만큼 이번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부친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후광 뿐 아니라 19대 정의화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여러 활동을 통해 그간 정치권에 널리 알려진 인물로, 원내 의정활동을 해봤던 경험을 내세워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이번 야권 후보들에 비해 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야권 후보들 중 더불어민주당의 손혜원 후보는 지난해 7월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영입돼 당 홍보위원장을 맡은 인물로 ‘참이슬’, ‘처음처럼’ 등 여러 브랜드를 성공시킨 홍보전문가인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의 당명 개정 및 로고송 제작 등도 그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과거 문 전 대표가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더민주(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영입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도 손 후보가 김 대표와의 친분을 앞세워 막후에서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비록 국회의원 경력은 없어도 짧은 기간 동안 당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만큼 정치적 감각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더민주 비례대표 1번에 배정될 것으로 점쳐졌던 그는 현 지역구 의원인 정청래 의원이 갑작스럽게 컷오프되며 마포을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되자 정 의원과의 친분 등을 감안해 비례대표 자리를 포기하고 정 의원의 요청대로 지난 18일 이 지역에 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는데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뒤늦게 뛰어들어 지역에 연고가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정 의원의 지역 내 인지도와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지지율 확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나선 후보도 눈에 띄는데 본래 정 의원과 더불어 이 지역에서 더민주 예비후보로 나섰던 정명수 후보가 대표적이다.
 
마포에서 3대째 살아온 토박이인 정 후보는 일찌감치 이 지역에 출마해 지역 민심을 모으고 있었지만 당이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정 의원의 ‘대타’로 손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23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천명했다.
 
그동안 당의 전략공천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단식 투쟁을 벌여왔던 정 후보는 총선 후보 선거등록일을 하루도 안 남긴 이날 오후 결국 기자회견을 열고 “마포을 전략공천은 금수저를 위한 밀실공천이자 야합 공천”이라며 단식을 접고 무소속 후보로 나와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에선 김철 후보가, 정의당에선 배준호 후보가 출마하는 등 여권은 김성동 후보로 단일화된 데 반해 야권은 다수의 후보가 뛰어들어 야권 표 분산이 불가피해지면서 그간 야권 색이 강하다고 인식돼 왔던 마포을 지역의 총선 지형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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