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너도나도 본받아야 한다고...

경기도지사 퇴임 후 배낭 하나 메고 장성행 열차에 몸을 실었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그가 ‘100일 민심대장정’이라는 이름을 걸고 전국을 떠돌며 ‘쇼’가 아닌, 진정한 민심을 느끼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덥수룩하고 희끗희끗하게 길어버린 머리와 수염 사이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에는 그의 진정성이 엿보이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정치인 중 그토록 굵은 땀방울을 흘린 인물이 누가 있었다는 말인가. ‘100일 민심대장정’ 중 벌써 50여 일이 되는 시간 동안 그는 탄광, 고기잡이, 수해복구, 농장일 등 민심을 읽기 위해 하나 같이 쉽지 않은 현장들만 골라서 찾아다녔다. 손 전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국민들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박수가 한나라당 측 의원들만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닌, 여당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천정배 전 장관의 경우 “우리도 손 전 지사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며 그의 행보에 대해 진정성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들도 정치권도 손 전 지사에 대해 박수는 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지율 상승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손 전 지사 측은 이번 ‘100일 민심대장정’을 지지율과 연관해 생각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대장정을 계기로 민심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정책으로 연결시켜 편 가르기와 탁상 정치를 새롭게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대권주자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100일에 걸친 대장정을 마치고 정치권에 돌아올 손 전 지사. 그가 정치권에 어떤 변수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