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권 확실한 2번에 김 대표 배정…비례 1번은 박경미 교수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자가공천 논란에 휩싸여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공개한 43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당선이 확실한 2번에 김종인 대표가 배정된 것으로 밝혔다가 논란에 휩싸여 비례대표 순번 투표를 연기했다.
 
더민주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를 3개 그룹으로 나눠 A·B그룹에 각 10명, C그룹 23명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이 중 비례대표 1번은 박경미 홍익대 교수로 밝혀졌으나 2번을 김 대표가 차지한 것으로 전해져 당내 일각에서조차 ‘자가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18일 더민주 4차 경선 결과 공천 탈락했던 김광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떻게 자신이 셀프2번을 전략비례로 공천할 수 있나”라며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또 당 전국농어민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당헌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고르게 안배토록 했으나 당선 안정권 후보들은 대부분 대학교수”라며 당이 내놓은 비례대표 후보 결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타 야권 정당들도 이번 비례대표 결과를 맹렬히 비판했는데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민의 눈치를 보며 부패와 낡은 진보를 청산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공천자 대부분이 친문(문재인계) 세력으로 드러났다”고 일침을 가했고 김민석·신기남의 민주당은 “김종인 대표가 여야를 넘나든 비례 5선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기류 속에 더민주 중앙위원들까지 “칸막이를 없애고 43명 후보 전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며 비례대표 공천안을 내놓은 당 비대위를 맹비난하자 당 지도부는 결국 이날 열렸던 비례대표 순번 투표를 위한 중앙위원회의를 중단했고 중앙위 개최는 21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이날 중단된 회의에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대표에게 “내가 욕을 다 먹겠다”면서 당 지도부의 뜻처럼 원안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는데 이에 따라 중앙위와 김 대표를 위시한 비대위가 비례대표 순번 문제로 격돌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한편 더민주는 이날 전략공천지역 6곳에 대한 후보자 공천 결과도 확정 발표했는데 서울 용산에는 이번에 입당한 진영 의원을, 컷오프된 전병헌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에는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으로 확정했으며 서울 은평갑에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박주민 변호사를 배정했다.
 
또 서울 중구성동을은 컷오프에 반발해 더민주를 탈당한 뒤 자신의 부친이 있는 국민의당에 입당한 정호준 의원의 지역구인데 이지수 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을 공천했고, 서울 송파을에는 최명길 전 MBC유럽지사장을 새로이 전략 공천했으며 전북 익산을엔 익산갑 경선에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에 패해 탈락한 한병도 전 의원을 배치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지역 중 오영식 의원이 컷오프돼 공석이 된 강북갑은 확정되지 못해 김기식 의원과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로써 아직 후보 명단조차 나오지 않은 지역은 탈당한 이해찬 의원이 지역구로 있는 세종시 1곳으로 압축됐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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