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아직 산재…채권 만기일 연장 실패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의 등기이사직과 의장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현대상선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의 등기이사직과 의장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현대상선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상선은 18일 정기주총에서 상장폐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무상감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현대상선의 보통주 1억9670만7656주와 우선주1114만 7143주가 7대1 비율로 감자되면 1조 2000억 원의 자본금이 감자 후 1700원 대로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다. 신주는 5월 6일 상장된다.

현대상선은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인 상태가 이어졌다. 자본잠식률 상태가 2년 연속 발생하면 상장폐지 요건이 된다.

무상감자 안건에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주주들은 희생을 결단하고 무상감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경영진이 노력해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와 김정범 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 전무가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돼 현대상선을 이끈다.

이날 현대상선이 사채 만기 3개월 연장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끄는데 실패했다. 지난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연 자리에서 현대상선 투자자들이 다음달 7일 돌아오는 1200억 원 채권의 만기일을 3개월 연장하는 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

현대상선의 마지막 카드는 용선료 협상이 남아있다. 용선료 협상 성사가 가시화 되는 시점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로 300억 원 사재출연 이행과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자구계획안을 실행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자구계획안을 발표하고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 매각을 위한 본 입찰이 진행된다. 현대증권 매각은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밝힌 대로 현대상선이 보유중인 현대증권 지분 담보대출과 현대아산 지분 매각으로 7백억 원을 조달하고, 현 회장의 3백억원 규모의 사재출연 등 현대상선에 1천억원의 긴급 유동성을 즉각 공급할 계획이며, 벌크전용선사업부·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등 추가 자산매각도 진행된다.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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