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등기이사직 모두 내려놔…당분간 손경식 회장 체제 유력

▲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전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CJ그룹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전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18일 CJ그룹에 따르면 이날 지주사 CJ와 그룹의 모태 CJ제일제당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재현 회장의 등기이사 교체안을 의결했다. 이재현 회장은 다만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재현 회장은 앞서 2013년부터 CJ E&M, CJ오쇼핑, CJ CGV,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이로써 이재현 회장은 전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등재된 지 22년 만이다.
 
CJ 측은 “이재현 회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CJ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면서 “현재 이재현 회장은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회장이 회장직은 유지하지만 책임경영 의지를 뜻하는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게 되면서 재계에서는 CJ그룹이 어떻게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면서 지배구조를 후계 구도로 이어갈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재현 회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아들 이선호 씨 등 4명에게 증여했다. 이선호(26) 씨는 2013년 CJ제일제당에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 과장으로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딸 이경후(31) 씨 역시 남편과 함께 CJ그룹 미주법인에서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다만 자녀들이 아직 젊기 때문에 즉시 후계구도로 이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이 더 필요하고 CJ그룹 측에서도 파격승진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는 점에서다.
 
재계에서는 대체적으로 CJ그룹이 일단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이 이끄는 그룹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책임경영 체제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손경식 회장이 80대에 가까운 고령이고 이채욱 부회장도 70대에 접어들어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기까지 중간 역할을 해 줄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점은 CJ그룹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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