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어 부산 전격방문에 선거개입논란, 일부에선 당연하다는 주장도.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면서 시민들의 환호에 답례하고있다. 사진 / 청와대 공동기자단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순례정치가 뜨겁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해석을 낳고, 정당마다 입장이 천양지차고, 언론의 스프라이트가 쏟아진다.

과연 선거의 여왕답다. 그녀는 여전히 살아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산을 전격 방문했다.

지난 10일에 대구, 안동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두 번째 지방행이다.

청와대는 경제 행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총선이 채 한 달도 안남은 시점에 주요 텃밭을 잇달아 방문하자, 대통령의 ‘총선개입’ 이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다.

이날 박 대통령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수산가공선진화단지, 부산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을 잇달아 방문했다.

단순한 순시내지 격려방문이지만 해석은 제각각 달랐고 이슈 또한 뜨거웠다.

이 지역들은 진박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들의 여론조사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시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을 방문, 어르신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공동기자단

박 대통령의 첫번째 방문지인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해운대갑에 위치해있다.

비박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지역구지만, 그보다는 최근 해운대에서 분구된 인접 지역구인 기장을에 도전장을 낸 진박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 장관에 도움을 되는 행보이다.

두번째 방문지인 수산가공선진화단지는 부산 서구·동구는 친박 핵심 유기준 의원 지역구다.

3명의 예비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유 의원으로선 박 대통령 방문이 보통 반가운 것이 아니다.

세번째 방문지인 부산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은 사하구에 위치해 있는데, 사하구갑에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당 경선을 앞두고 있다.

허 전시장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이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진박으로 거듭난 바 있다.

앞서 ‘진박 감별사’인 최경환 의원은 지난 1일 부산을 방문, 유기준, 김도읍, 유재준, 김희정, 이헌승 의원을 비롯해 허남식 전 부산지장, 윤상직 전 장관, 손수조 사상구 당협위원장 등 11명을 불러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진박 인증이 찍혔다’는 말이 나왔는데, 박 대통령은 이중 유기준 의원과 허남식 전 시장, 윤상직 전 장관 등의 지역구 혹은 인접 지역을 찾은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공동기자단

지난 10일 대구를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구 공항에 도착한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대구 창조경제 혁신센터’이다.

이른바 진박 후보로 일컬어지는 정종섭 전 행정차지부 장관이 현역인 류성걸 의원과 공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동구갑 지역이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이유로 원내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린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 ‘동구을’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2번째 방문 장소인 엑스코는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진박 후보로 출격한 북구 갑 선거구에 위치해 있다.

3번째 방문지인 대구육상진흥센터가 있는 수성갑 지역에선 새누리당 김문수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구지역 정치권에선 이것을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부산이나 대구방문은 그 자체가 그 지역에선 이슈가 된다.

벌써부터 야당은 총선을 1달여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의 지역방문은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한다.

실제 대통령이 한번 방문할 때 마다 지역 예비후보의 지지도가 3~5%, 많게는 5~7%가 움직인다.

경쟁후보들이 볼 때는 경악할 만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방문에 대해 너무 정치적 의미를 두는 것 자체가 선거과잉현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당장 여당인 새누리 당에서는 대통령의 지방순시나 방문은 당연하다고 일축한다.

실제 대통령의 행보는 청와대의 설명대로 철저한 경제행보이기도 하다.

선거를 의식에 대통령이 가야할 장소마저 못 간다면 그 자체가 선거과잉이라는 설명이다.

이래저래 박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다. 역시 그녀는 살아있다. [시사포커스 / 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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