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옥 매입과정 눈길 끌어

현대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사옥 매입을 놓고 희비가 교차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최근 고위 임원급 회의를 통해 그동안 적극 추진해왔던 사옥 매입 계획을 3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당분간 서울 적선동 사옥에 그대로 남아있기로 했다. 반면 대우조선은 서울 중구 다동의 후미진 건물에서 오는 10월 11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대로에 위치한 지하 5층, 지상 17층 규모의 신사옥에 입주할 예정이다. 현대측은 "그동안 적선동 사옥을 임대로 쓰고 있는데다 계열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그룹 위상 제고를 위해 한 곳에 모으려고 했지만 막상 사옥 계약 단계에서 자꾸 틀어져 3년 뒤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종합청사 옆에 위치한 적선동 사옥에는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입주해있고 현대택배의 경우 일부 부서만 들어와 있는 상태다. 현대택배 나머지 주력 부서는 마포에 나와있으며 현대엘리베이터 서울 사무소는 동숭동, 현대아산은 계동, 현대증권은 여의도 등 서울 각지에 흩어져있다. 한편 현대그룹이 사옥 이전을 3년 뒤로 연기함에 따라 이르면 내주까지 적선동 6층에 있는 현대택배 부서들이 모두 마포로 옮기고, 6층에는 현대상선 다른 부서가 들어오는 식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현대측 관계자는 "사옥관련 태스크포스 등을 만들었지만 청계천 개발 등으로 광화문 주변 건물 값이 워낙 올라 사옥 매입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더구나 현대건설 인수건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당분간 쉽지 않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대우조선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이 2분기 들어 회복 국면을 보이는데다 신 사옥마저 마련해 기분이 들떠 있는 상태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중구 다동의 술집 골목에 사옥이 있는 탓에 외국 선주들이 방문시 세계적인 조선회사 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고, 건물 또한 협소해 일부 부서들은 인근 빌딩의 사무실에서 근무할 정도였다. 청계천 완공 이전에 신 사옥을 싸게 매입한 대우조선은 오는 10월 창립기념일까지 신사옥에 모든 부서를 이전시키고 남상태 사장의 비전 발표 등을 통해 대우조선의 '제2의 도약'을 선언할 방침이다. 더구나 방송프로그램 '러브하우스'로 유명한 이창하씨가 직접 리모델링에 참여해 대우조선의 신사옥은 청계천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그동안 건물이 협소한데다 위치가 좋지 못해 외국 방문객들이 찾아오면 좀 부끄러운 점도 없지 않았는데 신 사옥 건립으로 직원들이 보다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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