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비 실적은 아직 미진…삼성그룹, 중장기적 성장에 확신

▲ 삼성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바이오 사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그룹
삼성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바이오 사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육성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코스피에 상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사업은 삼성그룹이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분야로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제3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 4분기 이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면에서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그룹 측은 시설투자 자금 확보 등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바이어시밀러를 맡고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을 추진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성사되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지분 51%를 보유한 모회사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도 그만큼 오르게 돼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더욱 큰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 바이오, 막대한 투자 진행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삼성전자와 에버랜드(현 삼성물산)의 출자로 설립됐다. 2010년 삼성그룹이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의료기기, LED 사업과 더불어 제약·바이오 사업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면서다.
 
그간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하던 삼성전자는 최근 영업이익이 과거보다 줄면서 그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여전히 삼성전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3.8%를 차지하는 등 막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지만 글로벌 IT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그룹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직면했다.
 
삼성그룹은 바이오 시장에 주목했다. 바이오 시장은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1790억달러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2배를 훌쩍 넘는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됐고 뒤이어 바이오시밀러를 맡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바이오젠 아이덱과 합작돼 설립됐다. 많은 사람들이 바이오 업계에도 ‘삼성’ 브랜드가 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일단 시작되자 삼성그룹의 투자는 남달랐다. 지난해 송도에서 착공식을 올린 제3공장에 들어가는 자금만 8500억원이다. 생산능력 연 18만리터 규모의 제3공장이 완공되고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2018년 4분기 이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연 36만리터 규모가 된다. 현재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이나 스위스의 론자 등을 넘는 글로벌 1위 규모다. 삼성은 2020년까지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막대한 투자만큼이나 ‘삼성의 바이오’는 빠르게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SB4’를 영국에 ‘베네팔리’로 명명해 출시했다. 지난 1월에는 이 베네팔리를 EU회원국 28개 국가와 EEA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에 대해서도 EU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또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 등 수 종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머크(MSD) 및 바이오젠과 협업 관계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예상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적 시총 규모는 30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그룹 측이 한국거래소 관계자와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는 얘기가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상장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 총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다만 막대한 투자금액에 비해 아직까지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1053억원의 매출에 10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839억원에 달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아직 성과는 미진…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주목
다만 아직까지 투자에 비해 큰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은 우려로 지목된다.
 
바이오산업은 유전자의 조합이나 세포융합, 핵 이식을 통해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는 분야로 개발이 쉽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고 오리지널 제약사와 특허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수익 창출에 필수적인 해외 판로 개척도 개발 소요시간이 길어 녹록치 않다.
 
이에 막대한 투자금액에 비해 아직까지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1053억원의 매출에 10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83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연결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950억원의 매출에 1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연결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매출 800억원, 영업손실 13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손실 누적 금액은 2014년까지 1500억원을 넘었다.
 
삼성비아오에피스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매출 없이 4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3년 823억원, 2014년 2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역시 총 1500억원이 넘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2020년 매출 1조, 영업이익 4000억원을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지만 당장 단기적인 목표를 설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욱이 연구개발비 투자로 올해 더욱 큰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보통 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4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것은 빠른 편이라는 입장이다. 역시 포커스는 중장기적인 계획에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연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연기한 것은 뼈아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적어도 연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지원도 사실상 지난해 7월 이후부터 종료된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소요될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연내 나스닥 상장을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이었다. 상장시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금액은 1조6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이었다.
 
하지만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지수들이 하락하면서 상장 후 주가 흐름 전망이 불안정해지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내 상장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