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드라이브’ 걸림돌 해소…“분쟁 사실상 마무리”

▲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인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시사포커스DB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인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6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안’, ‘신동주 회장 이사 선임안’ 등은 모두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
 
◆“경영권 분쟁 사실상 마무리”
 
이번 결과는 신동빈 회장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 드라이브’에 걸림돌이 모두 해소됐기 때문이다.
 
그간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비방·소송전을 진행하면서도 한일 롯데의 ‘변화와 혁신’의 개혁 의지를 밝혀왔다.
 
또 호텔롯데 상장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호텔롯데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까지 지켜내면서 사실상 분쟁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메가 빅딜’을 단행하는 등 경영성과도 보여줬다. 롯데그룹은 화학 산업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3대 축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등 기업 지배구조 투명화와 롯데월드타워 완공 등 역점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이로써 자신의 해임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반발로 촉발됐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롯데는 더 이상 분란 조성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SDJ, 6월 정기주총 노린다
 
이번 주총에서 세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부분은 종업원 지주회의 선택이었다. 지주회는 최대주주인 광윤사에 버금가는 지분(27.8%)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가 이미 광윤사(28.1%) 대표로 올라선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은 ‘경영복귀 시 1인당 25억원 지급’, ‘1000억엔(1조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종업원 복리후생기금 설립’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던 종업원 지주회는 결국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 업계는 이번 주총의 결과 해를 넘기며 진행되던 롯데가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은 변수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시사포커스DB
SDJ코퍼레이션은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대해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의 부당한 압력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롯데 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 결과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는 참석하지 않고 위임장에 의해 의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했다”면서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의 종업원지주회에 의한 의결권 행사는 회원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 경영진에 의한 부당한 압력을 가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했으나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으며, 6월 정기 주총에서 종업원 지주회 회원들이 자유로운 의사를 기반으로한 의결권이 행사되도록 현 경영진에게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 정신건강 변수
 
업계는 이번 주총의 결과 해를 넘기며 진행되던 롯데가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보고 있다. 오는 6월 정기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현 경영진 교체라는 안건을 다시 올릴 예정이지만, 경영권 탈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임시 주총(신동주 부회장 이사 해임), 7월 긴급 이사회(신격호 총괄회장 대표 해임) 등에서 나온 결과도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더 많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은 변수로 남아있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가 롯데가 법정 분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 총괄회장이 성년 후견인에 지정될 경우, 신동주 회장이 ‘후계자는 자신이며, 이는 아버지(신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줄곧 밝혀온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을 상대로 한 한일 다른 소송에서도 명분이 없어 모두 취하해야하는 불리한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에 지정되지 않는다면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타격을 입게 된다. 신동주 회장에게는 롯데가 경영권 분쟁 분위기를 바꿔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된다.
 
다만 신동빈 회장이 이미 이사회를 비롯해 임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경영권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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