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찍고 예전 영광 되찾나

▲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서 선박 품목이 전년 2월대비 46% 감소해 수출 부진을 이끌면서 ⓒ산업통상자원부
삼성중공업 김종호 생산부문장, 해양플랜트 구원투수로?
대우조선해양, 이란수주 가능여부 주목
현대중공업, 자구노력으로 부진 탈출 활로 모색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서 선박 품목이 전년 2월대비 46% 감소해 수출 부진을 이끌면서 조선 빅3사인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선박 ·해양플랜트 주력품이 전년기저 효과로 1월 대비 15억달러에서 24억달러로 감소액이 확대된 것도 조선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와 저유가 장기화 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해 당분간 선박의 수출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관계 당국의 평가다.

이들 조선3사는 올해 1월 단 한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형님 조선사들의 체면이 구겨졌다는게 업계 평가다. 그나마 2월들어 현대중공업이 3척, 3억달러를 수주했다. 유조선 2척,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1척 등이다. 이것도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양이 차지 않은 결과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수주하지 못해 주수절벽이 장기화 될까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대기오염방지 3차 규제로 인해 선박의 대출가스 규제가 한층 강화된 측면도 선박수주에 애를 먹고 있다. 선사 대부분이 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고자 지난해 발주 마무리를 마쳐 당분간 수주물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조선3사는 2년치의 물량은 확보해놨지만 1~2월 같은 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경우 2018년부터는 조선업계에 후폭풍이 닥칠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예상 전망이지만 그만큼 조선업계에 드리워진 검은그림자가 짙다는 말이다. STX그룹이 공중분해된 것이 남일이 아니기에 올 한해 수주확보에 열을 올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조선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박수주에 있어 큰 만큼 이들기업의 수주물량과 자구노력의 결과 여부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 올해 150억불 목표 수주를 천명으로 내걸은 삼성중공업은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애니(Eni)사의 코랄 FLNG프로젝트에 조선3사 중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올해 첫 수주를 기록할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원명국 기자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효자품목 만들지···
올해 150억불 목표 수주를 천명으로 내걸은 삼성중공업은 1~2월 한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다행히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애니(Eni)사의 코랄 FLNG프로젝트에 조선3사 중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올해 첫 수주를 기록할지 주목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잦은 품질사고와 공정지연, 노사 임금협상 난항, 경쟁사의 시장진입이 발목을 잡았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신년사에 밝혔듯 품질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여 선주들의 신뢰를 얻는게 급선무다. 지난해 무려 36건의 품질사고를 기록한 것 뼈아픈 대목이다. 품질경영영은 이건희 회장이 가장 강조한 덕목이다. 1993년 세탁기 제조과정에서 금형불량으로 접촉면이 맞지 않자 직원들이 칼로 플라스틱을 긁어내는 장면을 본 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는 신경영을 선포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밖에 경쟁사들의 진입이 드릴십 선가 하락을 부추켜 삼성중공업의 효자제품이 사라진 것도 실적부진 원인의 하나였다.

한편 삼성중공업에서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장을 맡았던 김종호 사장이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에 둥지를 튼 일이다. 해양플랜트에서 큰 손실이 삼성중공업을 힘겹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김 사장의 전격 발탁은 해양플랜트에서 실적을 내라는 주문인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 전문가로 명성을 쌓은 김 사장이 제조DNA를 해양선박에 어떻게 접목하여 해양플랜트를 효자품목으로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 대우조선해양은 이란 선사로부터 약 22조원 상당의 원유수송선과 LNG운반선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 첫 수주를 따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원명국 기자


대우조선해양, 1분기에 사활 거나? 

대우조선해양은 이란 선사로부터 약 22조원 상당의 원유수송선과 LNG운반선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 첫 수주를 따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주가가 상승한 것도 이런 기대감이 묻어나 있다.

하지만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1기와 해양플랜트 '송가(Songa Rig)' 4호선 중 마지막 호선을 인도 후 3000억원 규모 대금이 입금 전까진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예상만 보더라도 1분기 까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재경본부 산하 위험관리본부를 두어 위험관리 모니터링을 하고있는 것은 위기 리스크를 줄여 적자부분을 작게나마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이외에 사업의 가지치기와 선택과 집중 공략으로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 풍력 발전 사업에 철수하고,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 주에 위치한 트렌튼(Trenton)의 정리수순이 예상된다.  

 
▲ 권오갑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시장은 더 이상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로 현대중공업을 일으키자는 의지를 피력했다. 절박한 심경이 시장에서 조금씩 통하고 있다. 사진 / 원명국 기자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 의지가 중요  
권오갑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시장은 더 이상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로 현대중공업을 일으키자는 의지를 피력했다. 절박한 심경이 시장에서 조금씩 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주가가 상승중이다.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3척의 수출 물량을 따내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몇년동안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혹독한 자구노력을 기울였다.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정부로부터 승인된 모잠비크의 코랄 가스전 개발사업에 뛰어 들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경쟁해야 한다. 우선 이탈리아 앤지니어링기업 사이펨과 컨소시업을 구성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만약 실적 부진의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마지막 카드를 빼들수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핵심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의 91.1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비상장주라 언제든지 상장되면 현대중공업의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여, 이 카드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질 전망이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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