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나선 삼성그룹 행보에 시장 촉각

▲ 제일기획이 매각설에 휘말려 삼성그룹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국내 광고업계 1위이자 글로벌 광고업계 15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굴지의 광고기업 제일기획이 매각설에 휘말려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일기획 주가는 매각설 속에 전날보다 2200원(11.08%) 급락한 1만7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제일기획 주가가 10% 넘게 급락한 것은 당시 3분기 실적 어닝쇼크 여파로 14.81% 급락했던 지난 2014년 10월 24일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이 금융과 전자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면서 외신을 중심으로 보도된 제일기획의 매각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계열사 물량 비중이 높았던 점에 주목했던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외신은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생명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 28% 가량을 세계 3위 광고사인 프랑스계 퍼블리시스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각가는 대상 지분 가치인 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는 셈으로 그만큼 삼성그룹이 제일기획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일기획과 삼성그룹은 일제히 “아직 구체화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일기획의 행보를 돌이켜볼 경우 삼성그룹이 매각을 준비해 왔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전 부사장이 오랜 기간 몸담아온 제일기획을 떠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으로 자리를 옮기고 ‘이서현=제일기획’의 공식을 깼다. 이날 제일기획은 256억원 상당의 보유 부동산을 삼성물산에 매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다만 제일기획이 매각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수주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은 그대로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퍼블리시스 자회사가 이미 삼성전자 해외 광고 중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향후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고 북미 등 제일기획의 취약 지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퍼블리시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탈(脫) 삼성’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지만 물량 유지는 물론 향후 물량 확대 가능성도 높은 만큼 오히려 매각설은 호재라는 분석이다. [ 시사포커스/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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