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괜찮아’의 멜로퀸 임정은

청순미 넘치는 외모로 '제2의 심은하'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임정은이 영화 ‘사랑하니까, 괜찮아’(감독 곽지균, 제작 유비다임씨앤필름)로 영화 주연 데뷔전을 치렀다. 가녀린 외모와 달리 8월의 햇살처럼 강렬한 그녀를 만나보았다.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하루를 십년처럼 사랑하는 순정남 지현우(민혁)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지만 명랑하고 씩씩한 미현의 러브스토리로 극중 임정은은 엉뚱하고 당당한 미현 역을 연기했다. "우연히 받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한번에 쭉 읽어 내려갔죠. 그리고 내가 하면 잘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부터 시한부 인생 역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이를 참고 사랑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 시한부인생 사상 최고 대담녀
‘사랑하니까 괜찮아…’의 백미 가운데 하나는 키스신이다. ‘키스 블록버스터’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에서 키스는 두 남녀의 진짜 교감, 임정은은 꽃 미남 지현우를 상대로 수백 번의 키스를 했다. "처음엔 무척 떨렸는데 현우가 능숙하게 리드를 해주었다. 초반엔 가글을 하면서 예의를 갖췄지만 하도 많이 하다보니 나중엔 떡볶이를 먹고 바로 키스신에 들어갈 정도"였다며 재밌는 '키스담'을 들려줬다. 공개적 키스신에도 알 수 있듯이 임정은이 연기한 ‘한미현’은 시한부 인생이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당돌한 여자다. 입원이나 투병, 임종 장면 등이 결코 나오지 않는다. 시한부 인생이란 극한 상황 속에서도 도발적이고 겁 없는 사랑을 그리겠다는 것이 곽지균 감독의 의도다. 임정은 역시 대담한 연기를 펼쳐 이 같은 감독의 의도에 완벽히 부합했다. ◆ 지현우 사진은 항상 지갑에 임정은의 파트너 지현우. 두 사람은 시한부인생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멜로연기를 펼쳤다. 임정은은 “10대들의 겁 없는 사랑이지만 모든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우리 둘이 부딪히는 신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지현우는 저보다 한 살 아래지만 전혀 동생 같은 생각이 안 들어요. 서로 ‘정은아’ ‘현우야’라고 부르면서 친해졌죠. 촬영장 밖에서도 ‘한미현’의 기분을 느끼려고 항상 지현우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녔어요. 집에서도 보고, 차에서도 보고…. 그래서 더욱 호흡이 맞았던 것 같아요.” 가녀린 외모와 나긋한 말투를 지닌 여성미 넘치는 배우 임정은은 보이는 외향과 다르게 털털하고 솔직했다. "어렸을 때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였어요. 친구들도 제가 배우가 됐다고 하면 다들 놀라죠. 배우를 하면서부터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몇몇 친한 사람들에게만 보여주던 모습을 좀 더 많이 자주 드러내게 된 거죠." 이번 영화에서는 평소 하고 싶었던 멜로였기 때문에 행복하게 멜로 히로인의 면모를 펼쳐보였지만 앞으로 액션이나 코미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속내를 밝힌다. ◆ 제2의 심은하, 이젠 안녕
또한 '리틀 심은하'라는 별칭으로 주목을 받고, 차세대 멜로퀸 기대주로 시선을 한 몸에 모으고 있는 그는 이제는 그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한다. "처음에 심은하 선배 닮았다는 말이 너무 좋았어요. 임정은이라는 사람보다는 심은하 닮은 이미지가 이슈가 됐으니까요. 솔직히 그 이미지 덕을 많이 봤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 이미지뿐이었다면 이제는 임정은이라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욕심이 나기 시작한단다. "이제는 제 연기로 인정받고 싶어요. 물론 제 말을 듣고 욕하실 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분들에게 임정은의 모습을 많이 안 보여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부지런 히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인 줄만 알지만 임정은은 무명의 터널을 홀로 통과해 온 악바리다. ◆ 진짜 임정은, 시작은 이제부터 첫 영화 '일단 뛰어'를 확신 없이 내놓은 뒤 찾아주는 이 없어 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면서 배우의 꿈을 접을까 고민도 했다. 그때 임정은이 간 곳은 다름 아닌 대학로의 연극 무대. 몸으로 부딪혀 연기를 배우니 열정도 함께 되살아났다. 그 고난의 시간은 이제 든든한 자양분이 됐다. 지난해 드라마 ‘변호사들’에서 주인공 정혜영의 동생이자 하반신 마비의 세희 역에 캐스팅 됐을 때는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수없이 보는가 하면 일부러 방바닥을 기어 다니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이번 영화의 준비기간에도 시한부 인생을 다룬 영화는 거의 대부분 챙겨봤을 정도. 첫 주연 작으로 클래식한 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을 연기한 임정은. 지금으로선 섬세한 곽지균 감독, 연하지만 허울 없는 친구가 된 파트너 지현우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고, 영화를 통해 당당히 제 본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녀는 조급해하지도 속상해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 막 발을 내딛기 시작한 솔직담백한 그에게서 심은하가 아닌 임정은만의 색깔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