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CTV의 보급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자주 보기 어려웠던 이 작은 카메라는 현재는 공공장소 및 민간 영업장 등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잘 설치된 CCTV 한 대’는 열 사람 안 부러울 정도의 역할을 해낸다.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한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도 CCTV의 역할이 컸다. 효율성을 인정받은 CCTV는 이후 어린이집에서 설치 의무화가 됐다.
 
각종 범죄 및 사고현장에서 불철주야로 상황을 감시한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거나 거짓말을 할 염려도 없으니 ‘믿고 보는’ 안전 파수꾼이다.
 
그러나 ‘잘쓰면 약 못쓰면 독’이라고 했던가.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이 CCTV로 매장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감시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범죄 예방 및 시설물 보호 등의 목적으로 설치한 해당 매장의 CCTV는, 직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를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커피빈 본사는 최근 전국 매장에 ‘CCTV를 확인해보니 적절치 못한 행동들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또 직원이 책을 읽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 ‘또 걸리면’ 구두경고로 끝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한 매장 직원은 “업무 때문에 잠시 바(음료제조공간)을 비우고 바백(직원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그 사이 매장에 전화가 왔다”며 “왜 바를 비웠느냐고 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주장했다.
 
감시를 받는 직원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등골이 오싹하지 않았을까.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 일하는 내내 누군가가 뒤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면 숨이나 제대로 쉬어질까 싶다.
 
커피빈 직원들은 많지 않은 급여를 받고 적지 않은 시간을 서서 일해야 한다. 남들 쉬는 주말에는 오히려 더 바쁘다. 과거 커피빈에서 근무했다는 누군가는 손님이 많은 매장의 경우 휴식시간도 보장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매장 중 하나의 직원은 화장실 갈 여유도 없다고 토로한다.
 
커피빈의 높은 수익은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다.
 
커피빈은 “잘 해보자”는 의미에서 해당 메일을 보냈으며, “사건사고가 워낙 많아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지 직원 감시용은 아니다”라고 복수의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직원에 대한 사과는 물론, 앞으로 감시(오해라고 주장하는)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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