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영화처럼 볼 수 있을까

▲ ‘시그널’ 이제 드라마도 설거지 하면서 보는 거 아니다 / ⓒ tvN
‘시그널’이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1월 24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는 지난 23일 방송된 tvN ‘시그널’의 시청률을 6.9%라고 전했다.
 
전 날 방송된 1화가 5.4%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약 1.5%정도 상승된 수치다.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된 것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2회는 1회보다 더 긴장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 특히 앞부분, 10분 동안 리얼 타임으로 타이머를 돌려 범인과 대결을 하는 장면은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러한 장면은 그동안 드라마가 가지고 있던 ‘반복, 쉽고 느린 전개, 설거지 하면서 대사만 듣고도 내용을 다 알 수 있는 특성’을 비웃듯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드라마는 여전히 영화 이상의 몰입감을 갖기 힘든 환경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영화는 조용하고 어두운 극장에서 오로지 2시간 동안 스크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약 만원 가까이 되는 돈으로 환경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보통 집에서 보는데, 저녁을 먹으면서 볼 수도 있고, 집안일을 하면서 볼 수도 있고, 책을 읽다가 볼 수도 있고, 자기 전에 누워서 볼 수도 있으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볼 수도 있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중간까지, 혹은 중간부터 끝까지 볼 수도 있다. 완벽하게 집중할 수가 없는 환경이다. 라고 그동안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드라마는 중간부터 봐도 내용을 알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스토리를 반복하고, 대사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전개를 가져갔다. 빠르게 전개를 가져간 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것들을 모두 비웃듯 ‘시그널’ 같은 드라마가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그러한 시도는 있었지만, 대부분 시청률 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시그널’은 시청률까지도 잡았다.
 
‘시그널’은 리얼 타임을 사용하면서 드라마에 눈을 한시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스토리 역시도, 흥미롭게 흘러갔고, 바로 이재한(조진웅 역)과 이야기가 새롭게 연결되며 다른 미제사건과 물 흐르듯 진행됐다. 이야기의 최종 적대자가 단지 김범주(장현성 역)가 아니라면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고 갔다.
 
‘시그널’이 성공한다면,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이 모색될 수 있다. 그동안 ‘시청률을 붙잡을 수 없다’라는 핑계로 진행되지 못했던 영화에 버금가는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제작될 수 있는 초석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드라마가 성공하기 시작한다면, 한국에서도 ‘미국드라마’나 ‘영국드라마’ 같은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또한, 그것이 성공한다면 한국 드라마의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개편될 것이고, 시청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다.
 
과연, ‘시그널’의 성공으로 한국 드라마 시장의 연쇄 변화가 일어날까.
 
한편, tvN ‘시그널’은 매주 금, 토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시사포커스 / 장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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