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위 한국증권금융 저금리에 증권사들 반발

▲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밥그릇 싸움이 여전한 모양새다. ⓒ한국증권금융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밥그릇 싸움이 여전한 모양새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위원회에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업무 제한을 건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4%로 1위다.
 
증권담보대출은 급히 쓸 자금이 필요할 때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대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증권담보대출 금리는 7~9%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금리는 증권사 금리보다 2~3%p 가량 더 낮다.
 
이는 한국증권금융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시장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1955년 설립된 회사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한국거래소가 1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은행(7.8%), 산업은행(5.2%), NH투자증권(6.1%) 등이 주요 주주다. NH투자증권·KDB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현대증권 등이 회원사로 있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이 일반 개인고객들에게 증권담보대출을 해 줄 수 있는 주요 재원은 증권사가 예치한 금융투자기관예수금이다. 이에 한국증권금융은 국내 금융기관 중 최상위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이미 재원조달부터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인 한국증권금융과 경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저금리 영업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증권금융이 기존 증권담보대출자에게 자사의 대출로 갈아탈 것을 권유했다는 ‘고객 빼앗기’ 논란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국증권금융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와 한국증권금융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은 주 이용고객이 은행의 신용대출 이용고객과 장기증권보유고객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될 수 없고 외부고객 유치도 한 적이 없다며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역시 고객들에게 저금리의 수혜가 돌아간다는 점에서 한국증권금융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졋다.
 
반면 수익성 악화로 고심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금수저’나 다름없는 한국증권금융이 증권담보대출을 제약없이 해줄 경우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볼 멘 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10조원 가량으로 증권사들의 대출 이자 수익은 연간 수 천억원에 달하는 주요 수입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증권사가 출자한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와 경쟁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최근 증권업계 업황이 부진하다보니 이런 불만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지만 예전부터 적지 않게 논쟁이 돼 오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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