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송씨 주장 첨예한 대립…“모욕당했다” vs “공갈협박”

▲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로 유명한 주류업체 무학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로 유명한 주류업체 무학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최재호 무학 회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전 직원이 최 회장으로부터 갖은 폭언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무학 측은 “돈을 노린 협박”이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제2의 몽고식품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재호 무학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송모씨(42)는 “최 회장으로부터 수시로 폭언을 들었다”면서 해당 내용을 일부 언론에 폭로했다.
 
송씨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7개월간 최 회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그는 최 회장으로부터 ‘야 인마’, ‘운전하는 놈’, ‘인생의 패배자’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또 “시간외 근무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애견센터에서 애견 찾아오기, 최 회장 가족 차량 세차 등 업무 외적인 일도 했다”고 털어놨다.
 
◆무학, 공갈협박 혐의 고소장 제출
 
무학 측은 송씨의 이같은 폭로에 대해 “돈을 받기 위해 협박하고 있다”고 맞섰다. 무학은 송씨를 ‘금품요구 및 공갈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무학은 “지난해 12월 송씨가 회사로 전화를 걸어 ‘회장들 갑질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서 나에게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최 회장의 횡포 내용이 나가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니 합의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송씨가 전화를 걸어온 시점은 몽고식품 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으로 시끄러운 때였다.
 
무학 관계자는 “비슷한 지역 기업인 몽고식품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활용해 (송씨가) 금품을 얻어내려 한 것으로 추측한다”면서 “몽고식품 사태는 지난해 12월22일부터 언론에 나갔는데 전 수행비서의 전화는 (같은달) 28일에 처음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또 “송씨가 업무태만을 일삼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운전 중 앞차를 추월해 욕을 하는 등의 행태를 보여 최 회장이 지적한 것 일뿐 폭언을 일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진실은 어디에…날선 공방 이어져
 
사측과 송씨의 주장은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송씨는 “오히려 회사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씨는 서울 회장 사택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했고 부모님 제삿날에도 운전을 해야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집에 가사도우미가 있기 때문에 송씨가 쓰레기를 수거할 필요가 없었고, 근태기록상 부모님 제삿날에 휴가를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응수했다.
 
무학 관계자는 “송 씨가 무단결근해 차를 다른 직원이 대신 운전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고, 회장님이 중요 미팅 자리에 택시를 타고 나간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7개월가량 근무한 송 씨는 퇴사 후 회사에 시간외 근무수당을 요청, 근무 일수가 정확하지 않았지만 모두 지급했다”며 “송 씨가 자필로 서명한 근로계약서에는 1년 계약직으로 적혀 있는데 3개월 뒤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고 주장하는 송 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 논란이 거세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제2의 몽고식품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학

◆‘제2 몽고식품 사태’ 될까 우려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자 최근 발생한 몽고식품 사태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업계에서는 무학이 ‘제2의 몽고식품’이 될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몽고식품은 현재 창업 11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 운전기사 등을 상습적으로 폭행 및 폭언을 일삼아왔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매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몽고식품은 부랴부랴 사과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등 돌린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여론에 김 전 명예회장은 결국 옷을 벗었지만, 후폭풍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몽고식품의 매출까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몽고간장은 현재 샘표간장과 대상 청정원간장 이어 3위(시장 점유율 1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매출은 440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급락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몽고식품 창원공장에서 매월 꾸준히 생산되던 간장은 이달 초 기준 5t 트럭 25대 분량에서 13대로 줄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몽고식품 사태로 갑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채 사그라들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또 발생했다”면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제2의 몽고식품 사태로 번질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