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중금리 대출 시장 선점 선전포고

▲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저축은행업계가 잇따라 중금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중금리 대출 시장을 노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저축은행업계가 잇따라 중금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는 지난 5일 기준으로 출시된 지 10영업일 만에 48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은 지난해 12월 21일 출시됐다. 첫 날 실적은 1억원에 불과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일일 실적이 2~3배 가량 뛴 끝에 지난 4일과 5일에는 나란히 10억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신용도 1등급 연 6.9%에서 6등급 연 13.5%까지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대출 기준으로 금리가 10% 내외로 책정되는 대출을 의미한다. 주로 은행대출이 제한된 5~6등급의 신용등급 이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시중은행들은 주로 4~5%대의 저금리 대출에 치중하고 있고 많은 저축은행들은 15%가 넘는 고금리 대출에 집중하고 있어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 시장의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두 곳이나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주요 타깃이 중금리 대출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고금리 대출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자 위기를 느낀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SBI저축은행 뿐 아니라 J트러스트그룹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은 직장인들을 위한 연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은 원더풀 WOW론을 내놨다. 이 상품은 최대 5000만원까지 연 12~19.9%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9월 13~19% 사이의 온라인 기반 중금리 대출 상품 ‘척척대출’을 출시했다. OK저축은행 역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경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이 본격적으로 출범하면 중금리 대출 시장은 더욱 뜨거운 경쟁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실행키로 했다. K뱅크 역시 주주사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0만명의 고객에게 10%대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규제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시중은행들도 호시탐탐 중금리 대출 시장을 노리고 있어 올 하반기 금융권 최대의 화두는 중금리 대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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