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병관 행보에 정치테마주 전락?

▲ 안철수 의원이 창업한 통합보안 기업 안랩과 김병관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 정치참여를 선언한 게임회사 웹젠의 주가가 정치 판도에 휩쓸려 들썩대고 있다. 사진 / 원명국 기자
안철수 의원이 창업한 통합보안 기업 안랩과 김병관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 정치참여를 선언한 게임회사 웹젠의 주가가 정치 판도에 휩쓸려 들썩대고 있다.
 
5일 오후 1시30분 현재 안랩 주가는 전날보다 3600원(4.18%) 급락한 8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웹젠 주가는 2만4700원으로 전날에 비해 500원(2.06%) 상승한 수준이다.
 
양사 주가는 최근 정치권 동향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안랩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저점 대비 주가가 무려 2배나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8000억원까지 커지는 이상급등세를 보였다. 웹젠 역시 김병관 의장의 정치참여 선언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995년 국내 최초로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해 출시하는 등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해오고 있는 안랩은 이미 주가급등 전 주가수익배수(PER)이 30배 가까이 유지되는 귀한 대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최근 들어 한 자리수에 머물러 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PER이 100배 가까이로 껑충 뛴 것은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안철수 의원이 대선 후보로 나섰던 지난 2012년과 유사한 흐름으로 읽히고 있다. 안랩 주가는 2011년 하반기 2만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1월 16만원까지 폭등했다가 그 해 말 다시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도 일요일이던 지난달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기 전후로 안랩 주가는 11일 4만8150원에서 14일 5만4400원으로 단숨에 6250원(12.98%)이 올랐고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4일까지 9거래일동안 이틀을 빼고 매일 올랐다. 특히 지난달 21일과 22일애는 각각 1만1950원(24.36%), 1만8300원(30.00%)이나 급등했다.
 
웹젠 주가 역시 지난 3일 김병관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웹젠은 온라인 RPG게임 ‘뮤’와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으로 널리 알려진 게임회사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뮤 오리진이 꾸준히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웹젠의 실적도 큰 폭의 개선을 기록하는 중이다.
 
이처럼 웹젠 역시 안랩처럼 이미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던 상황에서 김병관 의장의 정치참여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지난달 1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2만4000원대를 회복했고 거래량이 평소의 10배가 훨씬 넘는 340만여건으로 집계됐다. 닷새 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상승세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당분간 웹젠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대항마격으로 영입한 인재가 김병관 의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김병관 의장이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주가 변동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시류에 휩쓸린 투자는 추종 매매는 자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학연·지연 등으로 주가가 오르는 정치테마주는 그만큼 하락 폭과 속도가 크고 빠르다며 언제 내려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안랩은 공식적으로 “기업의 본질 가치와 가치 성장성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에 주의를 당부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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