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 침체에 수익성 악화…새해 전략 돌파구 되나

▲ 2016년 새해가 밝은 뒤 각 업계에서는 신년사를 통해 한 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유통업계 CEO들이 경기 침체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성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시사포커스DB
2016년 새해가 밝은 뒤 각 업계에서는 신년사를 통해 한 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유통업계 CEO들이 경기 침체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성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수익성을 극대화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들로 올 한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 외형성장·수익성 등 ‘질적 성장’
 
롯데그룹의 올해 전략은 ‘질적 성장’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외형 성장에 발맞춰 수익성도 함께 개선하는 질적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성과’를 강조했다.
 
기존 사업은 지속적인 기술투자와 혁신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메가 브랜드를 육성해 시장 선도적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신 회장은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올 한 해 융·복합 사업으로 대표되는 ‘옴니채널’ 구축과 새로운 브랜드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품을 찾아 구매할 수 있는 유통방식이다.
 
옴니채널 구축과 관련, 롯데는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 유통 HUB 센터’ 현실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닷컴, 엘롯데 등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찾을 수 있는 ‘스마트픽’, ‘픽업@스터어’ 서비스 강화 전략도 추진된다.
 
신 회장은 “오늘날 사업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예상치 못한 사업 간의 융·복합이 엄청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면서 “열린 마음과 자유로운 사고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미 지난해 옴니채널 구축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2015 롯데 마케팅 포럼’에 참석해 “복잡한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옴니채널 같은 새로운 유통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그룹 ‘해답은 글로벌’
 
CJ그룹의 올해 화두 역시 ‘성과 창출’이다. 이재현 회장의 장기 부재로 우울한 연말연시를 맞고 있는 CJ그룹은 해외 사업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손경식 회장은 글로벌 1등 브랜드 육성 등 해외 사업성과 창출로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신년사에서 “국내외 순탄치 않은 경영 환경과 이 회장의 장기 부재로 인해 우리 그룹의 위기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수익 위주 경영과 글로벌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를 위해 ‘주력 사업 글로벌 1등 브랜드 육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 확보’, ‘신성장 동력 발굴’, ‘성장 재원 확보를 위한 비효율 제거 및 수익 극대화’ 등을 강조했다.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해 글로벌 성과 창출이 필수적이며, 각 사는 주력사업 성장을 더욱 가속화해 글로벌 1등 브랜드를 육성하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일류인재 확보 및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손 회장의 주문이다.
 
손 회장은 그룹의 위기상황을 언급하며 임직원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CJ그룹을 사실상 창업한 이 회장의 건강이 매우 위중하고 절박한 상황으로 임직원 여러분들의 심려가 클 것”이라며 “하지만 한치의 흔들림 없이 그룹 성장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달라”고 독려했다.
 
이어 “이루기 쉬운 꿈을 성취하기보다는 가치 있는 목표, 이를 꼭 달성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끊임 없는 도전으로 진정한 성공을 이뤄 달라”고 당부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이제 펼쳐질 2016년은 건강, 부귀, 영화 등을 상징하는 해이자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는 해”라며 “이런 귀한 해를 맞아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결실의 새장을 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세계

◆신세계그룹 “본격적 결실 새장 열어가야”
 
신세계 역시 성과를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이제 펼쳐질 2016년은 건강, 부귀, 영화 등을 상징하는 해이자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는 해”라며 “이런 귀한 해를 맞아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결실의 새장을 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세계의 경우 오는 4월 오픈 예정인 면세점 사업에 최우선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신세계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해외진출 사업 부문 강화전략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펍 데블스도어와 한식뷔페 올반, 이마트타운, 보노보노, 자니로켓, 에그톡스 등 외식사업 영역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자체 브랜드(PB) ‘피코크’ 상품의 해외진출도 추진한다.
 
정 부회장은 올해를 진정한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6년 만에 ‘부’를 떼고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 관심이 쏠린다.
 
그룹 패션과 뷰티사업을 이끄는 정 총괄사장은 경영 첫 작품으로 화장품 사업을 꺼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 화장품 제조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합작 법인 설립으로 화장품 제조 기반까지 갖추면서 향후 패션과 함께 뷰티 사업을 중요한 성장 축으로 삼게 됐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정 사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과 오빠 정용진 부회장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홀로서기 첫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96년 4월 이사로 경영에 입문한 정 사장은 이사 직급이 없어지면서 2000년부터 상무로, 2009년 부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3대 주주로 지분 2.52%를 갖고 있다.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전략의 적극 실천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 돌파해 나가자”고 말했다. ⓒ뉴시스

◆현대백화점그룹, 핵심 역량 키우는 데 중점
 
현대백화점은 차별화된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기존 사업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변화에 따라 보완·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4월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 오픈을 시작으로 현대아울렛 송파점(가칭), 현대아울렛 동대문점(가칭) 등 도심형 아울렛 2곳의 문을 연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전략의 적극 실천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 돌파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성장은 말이나 의지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성장을 추진할 동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정신 함양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기업 성장을 위해선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냉정하게 평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핵심역량)은 최대한 활용하고 약점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며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중장기 성장전략을 사업 환경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보완·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극심한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성과 위주의 경영 전략이 불황의 타개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불확실한 사업 확장이나 외형 변형 보다는 성과 위주의 전략을 짜고 있다”면서 “최근 유통업계 뿐 아니라 전 분야에서 성과가 없으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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