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이키가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해외 제품의 생산국가가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같은 내용을 보도한 언론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CR FG’ 모델이다. 나이키는 이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탈리아 몬데벨루나 출신 가죽 장인들의 손으로 완성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가 유소년 시절을 보낸 화산섬 마데이라를 형상화해 디자인한 제품으로, 일명 ‘호날두 축구화’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이탈리아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생산 원가와 운송비용에서 상대적으로 저가로 알려진 보스니아에서 만들어졌다.
 
반면 일본에서는 나이키가 홍보한대로 (장인이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더 비싸게 받았다. 한국이 36만9000원, 일본은 3만7800엔(약 36만2300원)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대표 축구화 ‘나이키 마지스타 오부라 FG’는 국내에서는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탈리아산 제품을 팔고 있다. 이밖에 ‘에어조던7 레트로’, ‘에어맥스 206’ 등도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생산지가 다르며, 가격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더 비싸다.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호갱(호구+고객·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고객을 칭하는 은어)’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기업의 차별이나 꼼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있다. 또 최근에는 ‘내수차별’ 논란도 일었던 바 있어 국내와 해외제품의 차별에 대한 논란이 채 식지도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이번 논란은 나이키가 국내의 시장조사 및 소비자분석 등을 게을리 한 탓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나이키가 진짜 큰 실수를 한 건 차별을 둔 나라가 일본이라는 점이다. 국내 소비자의 ‘반일 감정’의 정서까지 건드린 셈이다. 더구나 나이키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지도에 ‘일본해’라고 표기한 구글맵을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불매운동 여론까지 형성되는 상황이다.
 
인기 스포츠선수를 앞세운 마케팅에만 의존하지 말고, 철저한 시장조사와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 등을 고려했다면 이런 사태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로 기자가 즐겨 신는 운동화는 ‘나이키 에어포스1 07LE 로우’다. 혹시나 해서 생산지를 보니….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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