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회사가 면세점 운영 독점…3년여 간 수수료 300억대

▲ 최근 상장 적격성 예비심사 특혜 논란에 휘말렸던 잇츠스킨이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임병철 회장의 부인 회사에 수 백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최근 상장 적격성 예비심사 특혜 논란에 휘말렸던 잇츠스킨이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임병철 회장의 부인 회사에 수 백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잇츠스킨은 모체인 한불화장품 임병철 회장의 부인 서옥천 천우림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 ‘천우림’에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총 324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천우림은 서옥천 대표가 운영하는 면세점 중간관리업체로 당초 ‘천우’라는 이름의 2009년 개인사업자로 설립됐다가 2013년 법인으로 전환됐다.
 
잇츠스킨이 천우림에 지급한 위탁수수료는 지난해 총 판매 수수료 및 지급수수료 250억원 중 157억원으로 비중이 60%를 넘는다. 천우림은 잇츠스킨의 판매 실적이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3분기까지만 잇츠스킨으로부터 123억원의 위탁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가 알려지자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잇츠스킨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中 인기 폭증에 천우림 수수료도↑
‘달팽이 크림’으로 알려진 ‘잇츠스킨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카르고’ 등이 중국에서 큰 반향을 얻으면서 잇츠스킨의 중국 내 인기는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중화권의 인기에 비례해 면세점 판매 실적도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잇츠스킨의 면세점 매출은 534억원 가량이었고, 올해 3분기까지 446억원 가량이었다.
 
이에 따라 잇츠스킨의 면세점 매장의 관리를 담당하는 천우림이 지급받는 수수료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잇츠스킨은 천우림에 매출의 일정비율을 판매수수료로 지급한다.
 
2013년 잇츠스킨은 이 회사에 43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지만 지난해에는 158억원을 지급, 3배를 훌쩍 넘겼다. 올해는 3분기까지만 지급된 수수료가 123억원이다.
 
잇츠스킨 측은 수수료 지급이 과다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8일 제출된 증권신고서에서 잇츠스킨은 천우림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 수준이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천우림이 지급받는 수수료율은 12.4%로 다른 유통채널의 수수료율이 판매금액의 23~25% 수준인 점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형마트 등의 경우 중관관리업체들이 다수지만 천우림은 면세점 운영을 독점하고 있어 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는 것에 비해 비용 절감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잇츠스킨이 상장으로 덩치를 키워 실적이 고공행진을 할수록 면세점 매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고스란히 독점을 유지하고 있는 천우림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상장 후 투명성 요구 거세질 수도
잇츠스킨은 현재 이달 말 코스피 상장이 예정돼 있다. 토니모리에 이어 또 한 차례 화장품 로드숍 업체의 상장 대박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잇츠스킨의 장외시장 시가총액은 2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잇츠스킨은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결국 잇츠스킨이 상장으로 덩치를 키워 실적이 고공행진을 할수록 면세점 매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고스란히 독점을 유지하고 있는 천우림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잇츠스킨 측은 사업 초기 면세점 진입이 쉽지 않아 면세점 전문 운영업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서옥천 대표가 천우림을 만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장 후에도 이 같은 체제가 유지된다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잇츠스킨을 지배하는 모기업 한불화장품은 비상장사로 잇츠스킨이 상장을 완료하면 비상장사의 지배를 받는 어정쩡한 모양새가 돼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될 가능성도 감지된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비상장사인 일본 광윤사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가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 때문에 투명하지 못한 지배구조가 질타를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투명성을 요구하는 상장기업의 특성상 주주들 사이에서 시비가 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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