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는 지금 연이은 대형 사기 사건이 적발되면서 서민들의 가슴을 울린다. 3천여명으로부터 1400억원에 가까운 사기를 벌인 혐의로 이숨투자자문 관련자들이 10월부터 줄줄이 구속기소된 데 이어, 이번에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경영진들이 무려 3만여 명의 피해자들에게 7000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일련의 사기 사건들은 공통적으로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금을 모으고 신규 투자자에게 기존의 투자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식의 행태를 보인다. 1900년대 초반 미국의 찰스 폰지가 행했던 수법이라 하여 폰지사기라고도 부른다. 이 분야의 전설로 남은 조희팔 사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조희팔은 대구를 중심으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의료기기 재임대 사업으로 사람들을 꾀었는데 사건의 피해자가 3만 명, 금액이 무려 4조원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 사건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조희팔은 의료기기를 구매하면 의료기기 대여 사업으로 35%에 달하는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이고 지역별로 각각 다른 이름의 피라미드 업체를 세웠다. 처음에는 후순위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실제 수익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수익금을 받은 투자자들은 지인들은 의심하지 않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투자 상품을 소개했고 어느새 조희팔은 전국 수십여 개의 법인과 49개의 센터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희팔이 전국의 모텔과 찜질방에 의료기기 렌탈 사업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당연히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희팔 일당들은 2008년 10월 자산을 현금화시켜 중국으로 도주했다. 대다수 피해자들은 전재산을 털어 넣은 서민들로 단순 계산 만으로도 1인당 피해액이 1억원에 달했다. 자살한 사람만 30명이 넘고 우울증과 가정 파탄 등의 피해는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2011년경 중국에서 조희팔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제이유그룹은 “소비가 소득”이라는 기치 아래 ‘공유 마케팅’이라는 기법을 도입, 회원들의 매출이 많을 수록 수당을 나눠주는 방식을 썼다. 물건을 1000만원 이상 사면 이후 물품 210만원 어치를 살 때마다 물건 값의 1.5배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식이었다고 하니 본인의 매출이 늘어날수록 수당이 많아진다. 1999년 창업한 제이유네트워크는 2003년 암웨이를 눌렀고 제이유그룹은 덩치를 계속 불려 재계 서열 30위권까지 올랐다.
 
실제로 이렇게 지급이 됐다면야 무리해서 물건을 구매했던 회원들의 피해가 없었겠지만 제이유그룹은 대부분 재투자를 유도했다. 회원들이 이익을 챙겨가기 힘들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수 억씩을 날린 피해자들이 속출했고 총 피해자가 30만 명, 피해액이 2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일부 유명 연예인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가 홍보 고문 등으로 위촉됐고 일부 언론들은 제이유로부터 돈을 받기도 했다.
 
주수도 회장이 수 백억원을 정치권에 로비자금으로 뿌렸다는 국정원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파문은 그야말로 전국을 뒤흔들었다. 2007년 12년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주수도 회장은 현재도 중국에 투자한 합작 회사를 옥중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에는 옥중에서 높은 이자를 쳐서 돌려주겠다고 수 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사기 행각을 벌여 입건되는 등 질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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