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5000억 규모 유상증자…인수자는 최대 80%까지 확보 가능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알려진 동아원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지배회사 한국제분의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알려진 동아원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지배회사 한국제분의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아원그룹은 한국제분 지분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제분 최대 주주인 동아원 이희상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인 재만 씨의 장인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이다.
 
투자자문은 EY한영회계법인이 맡았다. 동아원그룹은 내달 1일 잠재적 투자자를 상대로 예비 입찰을 진행하며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 규모는 3000억~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를 인수하면 한국제분 지분을 최대 80%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국제분은 동아원그룹의 지배회사로 핵심 계열사인 동아원 지분 53.32%를 보유하고 있다.
 
동아원그룹은 제분과 사료를 주축 사업으로 영위해 왔지만 자동차 수입이나 와인, 패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돼 일부 계열사와 강남지역 부동산 등의 비핵심 분야 자산을 줄줄이 매각, 13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팔았다.
 
하지만 동아원그룹은 한국제분이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등 사정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위기 극복을 위해 아예 한국제분 경영권을 내놓기로 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핵심 계열사인 동아원 역시 올해 3분기 570%의 부채 비율을 기록하고 있고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차입금이 2133억원이나 되는 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매출 4594억원에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수 계열사에 채무보증을 지고 있는 동아원의 재무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태다. 당장 다음 달 3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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