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 의장 지적

열린우리당의 강봉균 정책위 의장이 "경기변동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며 건설경기를 위해 재정이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현정부 경제팀이 '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거듭 밝혀온 데 대해 강 의장이 이처럼 정면 반박하고 나섬에 따라 앞으로 경제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여당의 갈등이 첨예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의장은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제주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한 '기업투자 촉진과 기업환경 개선대책' 주제발표를 통해 "현 정부 경제팀은 아직도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괜찮다고 하지만 저는 정부보다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면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률은 4%대에 그칠 것이며 그나마 하방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민생은 더욱 어렵다"고 현 경제상황을 평가했다. 강 의장은 "경제팀은 인위적 경기부양을 않고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기초를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경기는 비교적 단기의 문제이고 구조개혁은 중장기적 문제"라고 말하고 "단기적인 경기변동을 관리해야 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구조개혁은 효과가 발생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고 제조업은 정부정책에 의해 금방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정부정책에 의해 경기의 강온을 조절할 수 있는 분야는 건설업밖에 없다"고 말해 건설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 의장은 구체적으로 "현재 공기가 지연되고 있는 많은 SOC사업의 완공을 앞당기기 위해 재정을 좀더 투입한다면 새로운 사업을 벌이지 않더라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부총리는 불과 하루전인 28일 같은 포럼에 참석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면서 "재정을 풀어 토목사업을 일으킴으로써 경기를 살리는 프레임이 이제는 작동하지 않고 부동산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건설에 관한 규제를 풀 수도 없다"고 말해 건설경기 진작대책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강 의장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하지만 금리에 관해 언급하자면 지표상으로나 체감으로나 물가문제는 심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성장과 물가의 밸런스를 꾀하는 것이 거시경제 정책의 기본"이라고 밝혀 한국은행이 좀더 성장지향적인 금리정책을 펴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의장은 "현정부와 여당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1년 남짓이며 이번 정기국회가 중요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관련 법률과 금융시장 통합 관련 법률 등을 올해중 처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폐지 등 대기업정책 개편과 관련해서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문제삼지 않는 방향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에서 개선된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총제 문제는 과연 이같은 제도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에 대한 실증적 검토를 바탕으로 논의가 이뤄져야지 여기에 이념이 개입돼서는 곤란하다"고 여당의 일부세력을 포함한 반재벌론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일자리는 결국 기업에서 창출되는 것이므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주장하는 정당은 반기업적이 될 수 없다"면서 "여러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여당이 바뀌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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