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인수 후보 찾기도 어려워…주요 후보 모두 불참 전망

▲ 최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이 흥행 참패 속에 결국 무산된 가운데, 업계 4위 로젠택배가 매물로 나와 다시 한 번 물류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뉴시스
최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이 흥행 참패 속에 결국 무산된 가운데, 업계 4위 로젠택배가 매물로 나와 다시 한 번 물류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대주주인 사모펀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PE)는 JP모간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로젠택배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어링PE는 지난 2013년 로젠택배를 16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로젠택배는 점유율 기준으로 물류업계 4위의 알짜 회사다. KGB택배 지분 72%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로젠택배의 시장 점유율은 도합 11%에 달한다. 3위 한진택배와의 격차가 1% 내외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로젠택배의 영업이익률 7.9%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3.7%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로젠택배는 매출 2635억원에 영업이익률 20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점 때문에 로젠택배가 매물로 나오자 많은 큰 손들이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또한 로젠택배는 물류 인프라가 강점인 동부익스프레스나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대우로지스틱스와는 달리 개인 대상 상품 배송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유통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동부익스프레스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흥행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수전 시작부터 엇박자가 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 로젠택배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단독 응찰했던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을 주 사업으로 하면서도 자체 물류망이 없어 물류비용 절감을 노리고 끊임없이 물류회사 인수를 타진해 왔다. 따라서 최근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주도했던 KTB PE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현대백화점이 다른 대상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측은 로젠택배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로는 로젠택배가 다른 택배업체와 달리 대리점주가 본사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다른 택배사와 달리 안정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고 거론되는 3500억원 가량의 가격도 비싸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베어링PE는 몇 몇 후보에게 4000억원 후반대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서 끝까지 4700억원의 가격을 고수한 바 있다.
 
파격적인 투자를 거듭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1위 쿠팡이 배송 부문 강화와 로켓배송 논란 해소를 위해 로젠택배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쿠팡은 택배회사 M&A 불참 방침을 천명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이 택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택배회사를 사들이면 논리에 모순이 생기는 문제점도 있다.
 
예상 외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서 발을 뺐던 CJ대한통운 역시 해외 M&A에 집중하고 있다. 택배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농협 역시 우체국의 토요일 배송 재개로 시장 진출 명분을 잃어 당분간 움직이기 쉽지 않다. 시작부터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는 것 부터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로젠택배의 새 주인은 다른 사모펀드가 될 것이라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2010년 이전까지 택배회사들의 인수는 택배회사들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사모펀드들이 인수를 주도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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