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 장남 허진수 전무, 부사장 승진

▲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널리 알려진 SPC그룹이 최근 3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뉴시스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널리 알려진 SPC그룹이 최근 3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전무(글로벌경영전략실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해 3월 전무로 승진한 지 1년 8개월 만의 승진이다.
 
허진수 부사장(38)은 1977년생으로 아직 채 마흔이 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파리바게뜨를 담당하는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한 후 전략기획실과 연구·개발(R&D), 글로벌 사업 등을 총괄해 왔다.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고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허영인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허영인 회장이 다녔던 미국제빵학교(AIB)에서 정규과정을 수료했다.
 
◆2세 경영 체제 30년…3세 경영 가속화되나
SPC그룹은 1945년 고 허창성 명예회장이 설립한 삼미당(현 삼립식품)이라는 빵집에서 시작, 어느덧 창립 70주년을 맞은 해방둥이 기업이다.
 
창업주인 고 허창성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영인 회장(66)이 경영을 맡은 것이 1983년이니 어느덧 2세 경영 체제가 이어진 지 30년이 넘었다. 이에 점차 허영인 회장이 3세 경영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허진수 부사장은 동생인 허희수 BR코리아 전무와 함께 올해 3월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이자 그룹의 모태인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선임되며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 전까지만해도 허진수·허희수 형제는 삼립식품 지분만 보유한 채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허진수 부사장은 삼립식품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파리크라상 지분 20.2%를 보유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63.5%에 이어 2대 주주다. 동생인 허희수 BR코리아 전무는 12.7%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격 파리크라상 지분 확보가 과제
 
▲ 이미 허진수 부사장은 동생인 허희수 BR코리아 전무와 함께 올해 3월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이자 그룹의 모태인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선임되며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SPC그룹
이번 인사로 3세 경영 체제가 탄력을 받은 만큼 재계의 관심은 향후 지분 승계 방안으로 모아진다.
 
대체적으로는 두 형제가 보유하고 있는 삼립식품 지분이 승계의 실탄으로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분 승계까지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허진수 부사장으로서는 주요 계열사를 보유한 파리크라상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파리크라상은 샤니와 SPL, 삼립식품, SPC, SPC캐피탈 등 다수 계열사를 보유,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분의 60% 이상을 허영인 회장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세금이 예상된다.
 
◆삼립식품 지분 활용 가능성↑
이에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 지분이 파리크라상 지분 확보에 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허진수 부사장의 삼립식품 지분은 11.47%에 불과하다. 그런데 삼립식품 주가가 수 년 사이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허진수 전무의 보유 가치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2012년 3월 1만원대에 불과하던 삼립식품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26만원이 넘는다. 허진수 부사장의 지분 가치는 2500억원을 돌파, 20배 가량 뛰었다. 차후 지분 승계 과정에서 삼립식품 지분을 활용해 현금을 만들고 이를 통해 허영인 회장의 파리크라상 지분을 확보한다는 시나리오다.
 
마침 파리크라상은 삼립식품 지분 40%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허진수 부사장이 삼립식품 지분을 처분해도 지배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동생 허희수 전무도 11.44%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파리크라상과 허희수 전무 지분만 더해도 50%를 넘어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더하고 있다.
 
◆SPC그룹, 앞서 지배구조 정리 선행
2012년 계열사 간 지분 정리로 인해 지배 구조가 깔끔해졌다는 점도 승계 구도 가속화 가능성을 높인다.
 
당시 SPC그룹은 SPL이나 SPC 등의 오너 일가 소유 지분 상당수를 파리크라상으로 모두 넘기고 초기 지주사 체제로의 변모를 꾀했다. 파리크라상은 오너 일가의 샤니 의결권을 양도받기도 했다.

또한 삼립식품은 흩어져 있던 밀다원 주식을 모두 인수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SPC그룹은 초기 지주사 형태를 갖추게 됐다.
 
또한 이로 인해 일감 몰아주기 이슈도 상당부분 벗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오너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들고 있던 SPL이나 SPC는 매출 대부분이 계열사 매출이었지만 지분 정리로 증여의제대상에서 벗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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