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이어 알리페이까지…“파이 커져” vs “잠식 우려”

 
▲ 국내 내로라하는 은행과 증권사, 유통기업들이 연합군을 형성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전에 뛰어든 가운데 중국의 텐센트에 이어 마윈 회장(사진)의 알리바바까지 가세하며 중국 자본의 금융권 진출 바람이 불고 있다. ⓒ뉴시스
국내 내로라하는 은행과 증권사, 유통기업들이 연합군을 형성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전에 뛰어든 가운데 중국의 텐센트에 이어 알리바바까지 가세하며 중국 자본의 금융권 진출 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적인 유통 강자로 떠오른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은 금융투자 계열사를 통해 KT 주도 컨소시엄 ‘K뱅크에’ 합류했다. 참여 지분은 1~2% 정도로 알려졌다.
 
K뱅크 측은 최근 사업설명회를 통해 해외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제휴로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스마트폰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바바의 참여로 이 같은 계획의 현실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는 현재 중국의 온라인 결제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지배적 사업자다. 또한 알리바바그룹 관계사인 앤트파이낸셜 등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KT 측은 알리바바의 참여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거대 시장에서 전자결제 경험이 그만큼 풍부하기 때문이다. 알리페이의 회원수는 8억명이 넘고 지난해 결제 금액은 450조원에 달한다.
 
이번 알리바바의 참여는 K뱅크에 참여했던 뱅크웨어글로벌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뱅크웨어글로벌은 알리페이 및 마이뱅크의 모기업이기도 한 알리바바그룹의 관계사 앤트파이낸셜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금융IT 전문기업이다. 또한 효성 계열사가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 부담을 느끼고 참여를 포기하면서 알리바바 측의 합류가 극적으로 성사된 측면도 있다.
 
앞서 텐센트 역시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카카오뱅크’에 4% 가량을 투자키로 한 바 있다. 텐센트 역시 중국 창업투자계의 대표적인 큰 손으로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서비스업체이며 카카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올해 초부터 중국 인터넷 은행 1호인 위뱅크를 운영하고 있어 경험 면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이처럼 중국 자본이 잇따라 국내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진출하는 것은 중국 증시가 여름부터 폭락세로 돌아서 기업공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된 탓으로 풀이된다. 큰 손들이 해외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주주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중국 자본이 참여하지 않은 인터파크 주도의 컨소시엄 I뱅크 역시 중국 또는 해외의 금융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중국의 안방보험도 동양생명 대주주에 등극하는 등 중국 자본의 금융권 진출이 일본계 자본의 진출에 이은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될 조짐이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거대 자본이 진출함으로써 금융 산업의 파이가 커지고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또한 협력 강화를 통해 역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효과나 유커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장점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 경제의 일익을 담당하는 제조업과 IT 산업에 이어 금융권에마저 중국 자본의 손길이 미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는 중국의 거대 자본이 우리나라 시장을 잠식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에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 I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후보들은 이달내 금융감독원의 적법성 심사와 11월과 12월 분야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연말 최종적으로 예비인가 결과를 받아들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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