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 몸집불리기로 한화S&C 기업가치 ‘쑥쑥’

▲ 한화큐셀 김동관 상무가 사실상 한화그룹의 차기 후계자로 낙점된 가운데 한화에너지의 몸집 불리기가 승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화그룹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한화큐셀 김동관 상무가 사실상 차기 후계자로 낙점된 가운데 삼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한화S&C 자회사 한화에너지의 몸집 불리기가 승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삼성과의 빅딜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데 이어 SIT 인수에도 중심에 서는 등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후계자인 김동관 상무가 지분 50%를 보유한 한화S&C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에너지의 광폭행보가 경영 승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에너지, 그룹 지원에 실적까지 ‘쑥쑥’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아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0%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고 한화그룹이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보유 지분 가치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경동도시가스와 귀뚜라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지난달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로부터 자동화설비제조사인 SIT 지분 92.6%를 1030억원에 인수해 몸집을 더욱 불렸다.
 
특히 2001년 설립된 SIT는 초창기 삼성그룹 반도체 공장 등의 제어시스템 개발에서부터 최근 발전소와 자동차라인 등으로 자동화 시스템 범위를 넓히고 있어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공장 자동화 일감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한화에너지의 실적 역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2012년 3207억원의 매출에 92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30%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영업이익률이 36.5%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4594억원의 매출에 173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이 37%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114억원에 영업이익 671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31.7%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믿기지 않는 영업이익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순자산은 2분기 기준으로 6000억원이 넘고 이익잉여금은 4098억원에 달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한화큐셀재팬과 공통투자한 일본 오이타 태양광발전소가 상업생산을 개시했고 싱가포르법인은 태국에 태양광발전소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이다. 호주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성장에 한화S&C도 동반상승
 
▲ 한화에너지가 거듭하고 있는 고공행진은 고스란히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한 한화S&C의 기업가치 상승은 김동관 상무를 비롯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의 실탄 확보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처럼 한화에너지가 거듭하고 있는 고공행진은 고스란히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한 한화S&C의 기업가치 상승은 김동관 상무를 비롯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의 실탄 확보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S&C는 장남 김동관 상무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0%도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과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절반씩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
 
한화S&C는 삼형제가 최대 주주에 올랐던 2005년 이익잉여금이 1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4359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한화에너지가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후 한화S&C의 순자산액도 대폭 늘었다. 2011년 2190억원에서 이듬해 3325억원, 2013년 4653억원, 2014년 5700억원 등 가히 폭발적인 수준의 성장세다. 한화에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한화S&C 최대 주주인 김동관 상무가 향후 한화에너지 덕을 톡톡히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에너지가 한화S&C 매출의 49%와 영업이익의 69%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한화그룹은 지주사 한화가 주력회사인 한화케미칼과 한화생명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은 22.65%다.
 
반면 태양광 사업에 총력을 쏟고 있는 김동관 상무는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 지분을 4.44%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상무가 최대 주주인 한화S&C의 한화 지분 2.2%를 감안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지주사 지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형제의 한화 지분은 7.78%가 전부다.
 
◆한화S&C 성장, 김동관 상무 승계에 청신호?
이에 한화 지분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데 그 중심에는 한화S&C다.
 
우선 한화S&C의 기업가치를 높여 주식시장에 상장한 후 이를 활용해 현금을 조성, 한화 지분을 물려받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삼성SDS 상장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실탄을 쥘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던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시나리오다.
 
다른 한 편에서는 상장 후 한화S&C와 한화가 합병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비록 경영권 승계의 예는 아니지만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SK C&C와 SK를 합병하면서 옥상옥 구조를 해소함과 동시에 지주사 지배력을 강화했던 방안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두 방안 모두 한화S&C의 기업 가치 제고가 우선시돼야 한다. 한화의 지난해 매출은 40조원에 육박하지만 한화S&C의 매출은 4000억원대에 불과하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화S&C의 외형은 한화와 견줄 바가 아니다.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지분을 현금화하거나 합병한다고 해도 김동관 상무 등에게 돌아가는 한화 지분은 크지 않다.
 
이 같은 점에서 한화에너지의 몸집 불리기는 경영 승계의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의 조치로부터 촉발된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살펴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한화그룹이 한화S&C 자체보다는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S&C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김동관 상무의 승계 역시 순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