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조선업계서 ‘승승장구’…차별화된 경쟁력 승부수

▲ 세진중공업이 지난 8월 무산된 코스피 시장 입성 재도전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세진중공업 전경. ⓒ뉴시스
세진중공업이 지난 8월 무산된 코스피 시장 입성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우울한 조선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세진중공업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공모가를 낮춰 재도전할 방침이다. 특히 ‘데크하우스’와 ‘LPG 탱크 부문’은 생산력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등, 업계 안팎의 큰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세계시장 진출’이 성공할 수 있을지 세진중공업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세진중공업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를 재추진한다고 21일 공시했다. 이 공시에서 세진중공업은 코스피 상장을 위해 674만1000주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상장예정 주식은 모두 3883만2000주로, 공모예정가는 3500∼3900원, 전체 모집금액은 236억∼263억원 규모다.
 
11월 12일부터 13일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11월 19일과 20일 청약을 받아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세진중공업은 지난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시장 입성을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조선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세진중공업은 기업공개(IPO) 당시만 해도 높은 시장 점유율과 성장세를 탄 실적을 바탕으로 “조선업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공모가는 희망밴드인 3900~4800원에 못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과는 조선업계 부진의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당시 세진중공업은 예상보다 낮은 공모가가 기업의 정확한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상장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세진중공업, 업계서 주목받는 이유
 
세진중공업은 울산광역시에 지난 1999년 9월에 설립된 회사로, 조선기자재 부품 생산·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전반적으로 침체된 조선업체 가운데 눈에 띄는 실적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진중공업의 승승장구는 뛰어난 생산기술력, 공정효율화 등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초대형 조선기자재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넓은 생산부지와 풍부한 작업인력 등을 보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진중공업의 매출은 ▲2012년 3517억원 ▲2013년 3946억원 ▲2014년 4415억원 등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2년 124억원·-81억원 ▲2013년 177억원·71억원 ▲2014년 294억원·147억원 등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012년 4.2% ▲2013년 4.5% ▲2014년 6.7%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세진중공업의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은 ▲2012년 304.8% ▲2013년 285.4% ▲2014년 256.0% 등으로, 재무건전성 또한 시장의 기대감을 올리는 데 일조하는 모습이다.
 
◆ 데크하우스, LPG 탱크 ‘세계 최고’
 
조선업의 부진은 지난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됐다. 경쟁사들은 이에 따라 고강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극심한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세진중공업이 관련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게 바로 이 때다. 이 회사는 ‘데크하우스’와 ‘LPG 탱크 부문’ 생산력에서 세계 1위를 수성 중인데, 특히 LPG 탱크 사업에서 국내 대형 조선사의 외주 물량을 대부분 소화하며 2017년까지 작업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두 제품 모두 국내 메이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외주 물량 대부분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회사들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세진중공업의 차별화된 경쟁력 중 하나로 평가된다.
 
데크하우스는 선원들의 생활공간으로, 선박에 반드시 장착돼야 하기 때문에 향후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LPG 탱크 역시 최근 북미 셰일가스 수출로 인한 LPG선 수요 급증과 함께 호황을 누리며 세진중공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했다.
 
세진중공업은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할 전략이다. 향후 생활바지선, e-house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나갈 방침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의열 세진중공업 대표이사는 “세진중공업은 데크하우스와 LPG 탱크 등 선체에 탑재되는 초대형 부품을 제작하는 데 최적화된 입지 조건과 기술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며 “향후 세진중공업은 핵심 기술 기반의 다양한 조선 및 해양 시설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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